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왕들� 행군
Morgan Rice


마법사� 링 #2
음모, 대항책, 미스터리, 용맹한 기사들, 실연� 아픔이 가득한 사랑� 결실, 기만, 배신 등 마법사� 링은 즉각적인 흥행요소를 고루 갖� 소설이다. 읽는 내내 즐거움이 가득�고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� 매료된다. 판타지 소설 애독자라면 �구 소장도서로 추천한다. 도서 및 �화 평론, 로버트 메토스. �왕들� 행군’은 토르가 어른이 �어 가는 서사시적 고투를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. 전사로� 여정에 �른 토르는 그� 존재와 그가 가진 �� 본질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성찰을 한다. 감�에서 탈출한 토르는 맥길 왕을 향한 � 다른 암살 시도에 충격을 금� 못한다. 맥길 왕� 사망 후 왕국은 �란에 빠진다. 모두가 �서 왕권 장악을 위한 각축전에 뛰어들며 왕궁은 그 어느 때 보다 가족사와 권력투쟁, 야심, 질투, 폭력, 배신이 난무�게 된다. �드시 맥길 왕� 자식들 중 한 명이 후계를 이어야 �는 상황에서, 모든 �� 근원인 운명� 검은 �다시 선택된 자를 판가름 할 기회를 얻는다. 그러� 이 모든 게 순조롭지만은 않다. 왕� 살해 도구가 밝�지며 암살� 배후가 점점 드러�는 가운데, 엎친대 덮친 격으로 맥길 왕족은 맥클라우드 왕족� 침입이란 새로운 위�을 직면한다. 토르는 그웬돌린 공주� 마음을 �돌리기 위해 고군분투�지만 시간이 허락�지 않는다. 토르와 부대원들은 100일간� 훈련을 앞두고 짐을 싸라는 명령을 받는다. 모든 부대원들은100일간� 지�훈련을 통해 단 한 사람� 낙�자 없이 �드시 무사히 살아 돌아와야 �며, 이를 위해 왕� 부대는 캐니언 �곡을 �어 링� 보�막이 없는 와일드에서 탈투비안 바다로 항해한다. 부대원을 한층 성장시키기 위한 지�훈련 장소는 다름아닌 용이 엄��는 안개� 섬이다. 왕� 부대는 무사히 귀� 할 � 있을까? 이들� 부재 동안 링 왕국은 무사할 � 있을까? �한 토르는 과연 자신� 운명 속 비밀을 밝�낼 � 있을까?�왕들� 행군’은 정교�게 설정된 배경과 등장인물을 축으로 우정과 사랑, 경쟁자와 구�자, 전사와 용, 음모와 정�적 권모술�, 성장, 실연, 기만, 야망 그리고 배신을 다루는 장편 서사소설이며 명�와 용기, 숙명과 운명, 마법� 이야기를 담고 있다. �왕들� 행군’은 연령과 성별에 구분 없이 누구에게� �원히 뇌리에 각인될만한 판타지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. �재 2권부터 13권까지 구독가능!







왕들� 행군

(마법사� 링 연작소설 제 2권)



모건 라이스


모건 라이스 작가 소개



모건 라이스는 최고� 베스트셀러 작가로 USA 투데이(USA Today) 베스트셀러 작가로 선정됐다. 저서로는 17권으로 구성된 장편 서사 판타지 연작소설 �마법사� 링,’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11권� 연작소설 �뱀파이어 저널(집필 중),’ � 다른 베스트 셀러 1위인 2권� 스릴러 소설 �생존 3부작(집필 중)’이 있다. 이 외에도 5권� 장편 서사 판타지 연작소설인 �왕과 마법사(집필 중)’를 새롭게 집필 중이다. 모건 작가� 소설은 �디� 북과 인쇄 본으로 출판 됐고, 25개국 이상� 언어로 번역됐다.

모건 작가는 독자 여러분� �견을 기다립니다. www.morganricebooks.com (http://www.morganricebooks.com)로 방문�셔서 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무료 소설, 증정품, 무료 앱 다운로드� �택과 최신 단독 소식을 제공받으실 � 있으며 �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한 작가와� 소통이 가능합니다!


모건 라이스 작가에 보내는 찬사



“음모, 대항책, 미스터리, 용맹한 기사들, 실연� 아픔이 가득한 사랑� 결실, 기만, 배신 등 마법사� 링은 즉각적인 흥행요소를 고루 갖� 소설이다. 읽는 내내 즐거움이 가득�고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� 매료된다. 판타지 소설 애독자라면 �구 소장도서로 추천한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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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재미있는 서사 판타지 소설.”

—컬커스 리뷰(Kirkus Reviews)



“눈을 뗄 � 없는 무언가가 이 책에서 시작된다.”

--샌 프란시스코 북 리뷰(San Francisco Book Review)



“액�이 가득한 소설…. 흥미로운 라이스 작가� 글과 견고한 전제.”

--퍼블리셔 위클리(Publishers Weekly)



“기상이 ��는 판타지 ….젊은 성인 시리즈물� 시작.”

--미드웨스트 북 리뷰(Midwest Book Review)


모건 라이스 저서



왕과 마법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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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어�는 용맹 (제2권)

명�� 무게 (제3권)

용맹� 구축 (제4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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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법사� 링 연작소설

전사로� 원정 (제1권)

왕들� 행군 (제 2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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лЄ…м?€мќ? л€€л¬ј (м њ4к¶Њ)

�광� 맹세 (제5권)

용맹� 충전 (제6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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�여된 무기 (제8권)

주술에 사로잡힌 �� (제9권)

방패� 바다 (제10권)

강철 집권 (제11권)

화마에 갇힌 땅 (제 12권)

여왕들� 규칙 (제13권)

�제들� 맹세 (제14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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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사들� 마상 시합 (제16권)

전투� 선물 (제17권)



생존 3부작 연작소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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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레� 투(제2권)



뱀파이어 저널 연작소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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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 (제2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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맹세 (제7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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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작권 © 2013 모건 라이스



본 전자 책은 저작권법에 ��여 보�를 받는 저작물입니다. 1976년 미국 저작권법 규정에 따라 허용 된 경우를 제외�고는 이 문서�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도 무단복제와 무단전제가 금지�며 데이터베이스 �는 검색 시스템에 저장�거� 저자� 사전 허가 없이 사용할 � 없습니다.

본 전자 책은 개인 소장용입니다. 재판매� 무단배포는 금지됩니다. 다른 사람과 책을 공유�고자 �는 경우 각각� 추가 복사물을 구매�십시�. 직접 구매�지 않�거� 개인 소장용이 아닌 책은 ��해주시기 바라며 개인 소장용을 구입�십시�. 저자� 노력을 존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.

본 소설은 허구� 이야기입니다. 이름, 등장인물, 사업, 기관 명, 장소 명, 이벤트, 사건 등은 모두 작가� 상상력이 빚어낸 산물이자 지어낸 이야기입니다. 모든 이름과 생존 및 죽음에 대한 유사한 상황은 전적으로 우연입니다

Shutterstock.com.� 허가 아� 사용된 표지 이미지 저작권 Bilibin Maksym 소유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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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1장 (#u34c2b21b-db2a-59d7-925f-f7b61012cb68)

제2장 (#u2bd3a594-0477-5720-b6a9-a2f88dea6f36)

제3장 (#u0552a71b-0cbe-5260-a83a-592ad0087164)

제4장 (#u477f2b1c-3e72-555e-84c0-a8f2de78f489)

제5장 (#u4cdb341a-d465-5703-b1c2-3cc7ed3d73a8)

제6장 (#ue2bfb357-2e18-5084-8883-910398aba67b)

제7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8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9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0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1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 12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3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4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5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6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7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8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19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20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21장 (#litres_trial_promo)

제22장 (#litres_trial_promo)


“내 앞에 보이는 것이 단검인가,

칼자루가 내 손을 향해 있는가? 이리 와라, 잡아보자.

어찌 잡히지는 않는데 계속 내 눈앞에 있냔 말이냐.”



—윌리엄 셰익스피어

맥베스 中에서




제1장


맥길 왕은 과음으로 비틀거리며 침실로 향했다. 눈앞� 방안은 빙빙 돌고 있었으며 무리�게 축제를 즐긴 탓에 고개까지 축 �어졌다. 상�가 �은 벗겨져 있는 이름 모를 여자가 키득거리며 맥길 왕에게 찰싹 붙어 한 손으로 그� 허리를 감싸고 침대로 이끌었다. 곁을 지키� 시중 두 명이 방문을 닫으며 재빠르면서도 조용�게 자리를 비켰다.

맥길 왕은 왕비� 행방을 알 � 없었다. 그리고 ��같이 취한 날에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. 더 이상 왕비와는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일이 드물었으며, 왕비는 특히 축제가 있는 날 만찬이 길어지면 따로 마련된 자신� 침실로 바로 향했다. 그녀는 맥길 왕이 얼마� 여색이 짙은지 알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�다. 어쨌든 그는 왕이며 그만한 자격을 갖추고 왕국을 통�해왔으니까.

맥길 왕은 여자� 시중을 받으며 밤을 보내고자 마음먹었지만, 방 주변이 빠르게 빙글빙글 도는 것만 같아 결국 여자를 밀쳐냈다. 더 이상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.

“저리 비키거라!” 왕은 명령을 내리며 그녀를 밀어냈다.

놀라서 상�받은 여자는 그대로 그 자리에 멈춰 있었고, 순간 문이 열리며 시중들이 들어와 양쪽에서 여자� 팔을 잡고 밖으로 안내했다. 그녀는 저항했지만, 시중들이 그녀를 문 밖으로 데리고 �가며 문을 닫자 울부짖� 여자� 소리도 잦아들었다.

맥길 왕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두통이 잦아들길 바라며 고개를 숙여 양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. 술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렇게 빨리 두통이 찾아�다니 이상한 일이었다. ��은 뭔가 달랐다. 모든 게 빠르게 변했다. 축제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. 토르가 �타� 모든 걸 망쳐 놓기 전까지 그는 엄선된 고기와 도�가 높은 와인을 즐기고 있었다. �음에는 바보 같은 꿈 이야기를 언급�며 축제를 망쳤고, 이후에는 겁도 없이 감히 왕� 손에서 술잔을 쳐냈다.

이내 쏟아진 와인을 핥� 개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즉사했다. 두려움이 엄습한 건 바로 그때부터�다. 마� 망�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�럼 누군가가 자신을 독살�려 한다는 생각이 번쩍 들며 뇌리를 강타했다. 믿을 �가 없었다. 누군가가 경�를 뚫고, 왕� 술과 음식에 손을 대다니. 독살� 음모에서 간발� 차로 목숨을 부지했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몰아쳤다.

때맞춰 지� 감�으로 끌려가� 토르� 모습이 떠�랐다. 이내 그것이 �은 결정이었는지 �문이 들었다. 그러� 한편으로는 직접 독을 타지 않은 이상 술잔에 독이 든 사실을 토르가 알리 만무했다. �는 어떻게든 토르가 독살에 연루�어 있을 �도 있는 일이었다. 그럼에도 맥길 왕은 토르에게 깊이 내제된 알 � 없는 이상한 �이 있다는 걸 상기했다. 그 �은 너무� 신비롭기 때문에 아마도 토르가 사실을 말한 것일 �도 있다고 생각했다. 정말 꿈에서 본 것일 �도 있었다. 어쩜 토르가 정말로 왕을 살려낸 것이고 그런 왕은 자신에게 충성을 받힌 한 사람을 지�감�에 투�시킨 것일 �도 있다.

이와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자 머리가 지끈거렸다. 맥길 왕은 이마에 자리잡은 깊게 패인 두 줄� 주름을 문지르며 생각을 정리해보려 애썼다. 그러� 무리�게 과음한 탓에 머리 속이 흐릿�고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�가 없었다. 방안은 너무 더웠다. 후덥지근한 여름 밤, 맥길 왕은 �랜 시간 술과 만찬을 즐긴 덕에 �몸에 열이 한껏 달아�랐고 땀이 찼다.

맥길 왕은 외투를 풀고 상�를 벗었다. 받� 입은 셔츠를 제외�고는 모두 벗어버렸다. 이마와 �염에 난 땀을 닦아낸 뒤, 등을 기내고선 큼지막�고 무거운 부츠를 ��씩 벗어버렸다. 허공에 노출된 발가락을 말아 안쪽으로 구부렸다. 왕은 그 자리에 앉아 크게 심�흡을 �며 균�을 �찾으려 노력했다. 과음한 탓에 배가 �와 답답했다. 다리를 크게 들어�려 침대에 몸을 쭉 뻗고 베개를 베고 누웠다. 한숨을 깊게 내쉬고 더 이상 눈앞이 빙빙 돌지 않길 바라며 고개를 �려 천장을 바라봤다.

누가 �를 헤�려 했단 말인가? �다시 같은 �문이 들었다. 그는 토르를 자식�럼 아꼈으며, 마음 한 켠으로는 토르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감지할 � 있었다.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� 짓인지 궁금했다. 무슨 속셈을 품고 그랬는지, 그리고 무엇보다 �다시 그런 일을 벌일지 알고 싶었다. 과연 자신을 안전한 것일까? 아르곤� �언이 들어맞은 것인가?

�문에 대한 답을 알 길이 막막�다고 느껴지자 맥길 왕� 눈꺼풀이 무거워졌다. 만약 그� 정신이 조금만 더 맑�다면 누군지 알아낼 �도 있을 것만 같�다. 그러� 왕은 내일 아침 고문들을 불러들여 조사에 착�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. 맥길 왕이 마음 속에 품은 질문은 누가 그� 죽음을 바라는가가 아닌, 누가 그� 죽음을 막고 싶어�는 가�다. 왕실은 맥길 왕� 왕좌를 노리는 자들로 득실거렸다. 욕망이 ��는 장군들, 교�한 술책을 서슴지 않는 위원들, 권력에 눈이 먼 귀족들과 �주들, 첩자들, �랜 앙숙들, 맥클라우드 왕국에서 보내� 암살자들, 그리고 와일드� 괴물들까지. 아니 어쩌면 그보다 가까운 곳에 왕권을 탈��려는 자들이 있을 � 있었다.

서서히 졸음이 몰려들며 눈꺼풀이 무거워졌지만, 무언가가 그� 주�를 끌어 눈을 감을 � 없었다. 인기척이 느껴져 �시 시중들이 아직 방안에 있는지 �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. 맥길 왕은 �란스러움에 눈을 깜빡�다. 시중들은 항시 절대 왕� 곁을 떠�는 일이 없었다. 사실, 언제부터 방 안에 �자 있기 시작했는지 기억할 �가 없었다. 아무리 생각해봐도 맥길 왕은 주위를 물린 기억이 없었다. 더욱 이상한 점은 침실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었다.

순간 저 멀리 방 �대편에서 인기척이 들렸다. 왕은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봤다. 그곳에는 벽을 따라 그림자 밖으로 서서히 ��며 횃불에 모습을 드러낸 큰 키� 마른 남자가 보�다. 그는 검은 망토를 걸�고 망토에 이어 붙은 모자를 머리 위로 깊숙이 덮고 있었다. 맥길 왕은 눈 앞에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�기 위해 눈을 재차 감�다 떴다. �음에는 그저 횃불에 흔들리는 그림자일 뿐이라고 확신했다.

그러� 잠시 뒤 그 �상은 가까이 다가�기 시작�더니 빠르게 왕� 침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. 맥길 왕은 어두운 방안에서 그가 누구인지 확인�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. 전사로써� 자질이 탁월한 왕은 허리춤에 손을 뻗어 검이� �은 단검을 뽑으려 했다. 그러� 그는 이미 �을 거� 벗어 �진 채�고 아무런 무기도 없었다. 그렇게 그는 자신� 침대 위에 무방비 상태로 앉아 있었다.

그 �상� 움직임은 이제 더욱 빨라져 마� 야행성 뱀과 같은 소름 끼�는 움직임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. 맥길 왕은 몸을 일으켜 그� 얼굴을 바라봤다. 방은 여전히 빙글빙글 돌고 있었고 여전히 술이 깨지 않아 그 얼굴을 정확히 알아채기 �들었지만, 머지않아 그는 그 �상이 자신� 아들임을 알 � 있었다.

개리스?

개리스 왕자가 �고도 없이 이렇게 늦은 밤에 이곳에 � 이유를 생각�자 갑작스런 공포가 맥길 왕� 심장을 엄습했다.

“�� 아들아?” 맥길 왕이 말을 건넸다.

맥길 왕은 그� 눈빛에서 살기를 엿봤다. 그것 만으로도 상황을 짐작할 � 있었기에 그는 침대 밖으로 재빨리 몸을 피했다.

그러� 그 �상� 움직임은 더욱 신속했다. 그는 맥길 왕이 손을 뻗어 자신을 방어할 겨를도 주지 않고 재빠르게 몸을 움직�다. 횃불에 �사된 금속 칼날이 빠르게, 아주 빠르게 허공을 뚫고 왕� 심장을 깊숙이 찔렀다.

맥길 왕은 깊고 어두운 격통� 외침을 질렀고, 자신� 비명 소리에 스스로 놀랐다. 전장에 �섰을 때 그곳에서 �도 없이 들어왔� 그런 비명이었다. 그것은 �명적인 상�를 입은 전사� 비명이었다.

차가운 금속이 근육을 짓눌러 그� 갈비뼈를 으스러뜨리고 피와 한데 뒤섞여 더욱 깊숙이, 더더욱 깊숙이 몸 속으로 파고들어왔다. 끝도 없이 계속 패일 것만 같은, 그간 상상도 해보지 못했건 아찔한 고통이 전해져 왔다. 숨을 쉬기 �들어 �겹게 숨을 크게 헐떡이자 뜨겁고 짠 내�는 피가 그� 입을 가득 채워 더욱 �겹게 숨을 이어갔다. 맥길 왕은 사력을 다해 고개를 들어 망토에 가리워진 얼굴을 바라보�다. 순간 놀라움을 감출 � 없었다. 짐작했� 인물이 아니었다. 자신� 아들이 아닌 다른 인물이었다. 분명히 아는 자�다. 누군지 기억이 �진 않�지만 분명 왕과 가까운 인물이었다. 마� 자신� 아들을 꼭 닳아있었다.

이름을 기억해내려 애썼지만 �란으로 머리 속이 뒤엉켰다.

맥길 왕을 사력을 다해 팔을 들어 자신을 누르고 있는 남자� 어깨를 밀었다. 왕은 자신에게서 ��된 전사� 기운과 조상� �을 느꼈고 자신을 왕으로 이끈 절대로 포기�지 않는 �이 순간 발��는 걸 느꼈다. 모든 사력을 동원해 왕은 한번에 암살자를 밀쳐낼 � 있었다.

암살자는 맥길 왕이 생각했� 것 보다 체격이 마르고 약했다. 그는 울부짖으며 중심을 잃고 뒷걸음질 쳤고 방 한가운데로 이동했다. 맥길 왕은 있는 �을 다해 몸을 세웠고 손을 뻗어 가슴에서 칼을 뽑아냈다. 뽑힌 칼을 �지자 돌로 된 바닥 위로 찡 �는 소리와 함� 부딪히며 칼자루가 튀어�라 멀리 있는 벽으로 튕겨�갔다.

맥길 왕이 암살자에게 다가가자 얼굴을 가리웠� 망토가 벗겨진 암살자는 뒷걸음질 �며 공포에 질릴 눈으로 뒤를 돌아보�다. 암살자는 잠시 멈춰 단검을 주운 뒤 빠르게 밖으로 도망쳤다.

맥길 왕은 그� 뒤를 쫓으려 했지만 그러기엔 암살자가 너무 빨랐으며 순간 가슴에 밀려들어�는 통증을 참을 �가 없었다. 더 이상 �을 쓸 �가 없었다.

홀로 방에 남은 왕은 고개를 숙여 가슴에서 �러��는 피가 손바닥을 타고 흐르는 모습을 바라봤다. 왕은 무릎을 꿇었다.

체�이 점점 떨어져가는 걸 느낄 � 있었다. 병사들을 부르기 위해 상체를 뒤로 젖�다.

“이봐 라,” 희미한 소리만 울렸다.

위엄 있는 그� 목소리를 뱉어낼 � 있도록 극도� 괴로움을 견디며 맥길 왕은 다시 한번 크게 숨을 마셨다. 왕� 위엄이 깃든 그 목소리를 내야 했다.

“이봐 라!” 날카롭게 소리쳤다.

저 멀리서 천천히 다가�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. 멀리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�을 감지할 � 있었다. 그러� 순간 다시 맥길 왕� 눈 앞이 빙빙 돌기 시작했다. 이번에는 술기운이 원인이 아니었다.

맥길 왕� 눈에 마지막으로 들어� 건 갑자기 튀어�와 얼굴에 부딪힌 차가운 돌 바닥이었다.




제2장


토르는 상당한 무게� 커다란 목재 문에 붙어있는 철문고리를 꽉 쥔 채 � �을 다 쏟아 부으며 �껏 밀었다.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� 문이 서서히 열리며 왕� 침실이 드러났다. 토르는 침실로 들어섰다. 문턱을 �을 때는 팔에 난 털이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었다. 이곳에는 엄청난 어둠� 기운이 마� 안개�럼 깃들어 있었다.

토르가 횃불이 탁탁 거리는 타�르는 소리를 들으며 침실 안으로 몇 걸음 들어섰을 때, 바닥에 아무렇게� 쓰러진 시신이 보�다. 토르는 이미 그가 맥길 왕이라는걸, 이미 살해당한 뒤라는걸, 자신이 너무 늦었다는 걸 감지할 � 있었다. 토르는 근위대가 대체 어디에 있기에 그 누구도 왕을 구�러 �지 않은 것인지 �문을 품지 않을 � 없었다.

시신에 가까이 다가서자 다리에 �이 풀린 토르는 바닥에 주저 앉아 이미 차갑게 식은 맥길 왕� 어깨를 들어 몸을 다시 ��다.

한때 위엄을 떨쳤� 맥길 왕이, 눈도 감지 못한 채 싸�한 주검으로 이곳에 쓰러져있었다.

토르가 고개를 들자 어디선가 �타난 시중 한 명이 눈 앞에 서 있었다. 그는 토르가 축제 때 보�� 루비와 사파이어를 이어 장식한 커다란 보석이 박힌 순금 술잔을 들고 있었다. 그 시중은 토르를 바라보며 맥길 왕� 가슴 위로 술잔에 담긴 술을 천천히 쏟아버렸다. 와인은 토르� 얼굴위로 튀었다.

그때 매� 울음소리가 들려 돌아보자 토르� 매, 에스토펠레스가 왕� 어깨에 날아 앉아 토르� 볼에 튄 와인을 핥�다.

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에는 아르곤이 근엄한 표정으로 토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. 한 손에는 �짝이는 왕관을 손에 들고 있었다.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.

아르곤은 가까이 다가와 토르� 머리 위에 왕관을 씌웠다. 왕관� 무게가 토르� 머리 위를 짓누르며 금속이 그� 관자놀이를 에워쌌다. 토르는 놀란 얼굴로 아르곤을 바라봤다.

“이제 그대가 왕이�,” 아르곤이 선언했다.

토르는 �문을 몰라 눈을 깜빡�고, 다시 눈을 떴을 땐 그� 앞에 서부 왕국� 모든 신�들과, �백만 명� 성인 기사와 견습기사로 구성된 실버가 모두 토르� 얼굴을 바라보며 왕� 침실 안에 �어서 있었다. 모두 ��같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바닥에 숙인 채 토르에게 몸을 낮추고 있었다.

“폐�,” 모두가 함� 그를 폐�로 칭했다.

토르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. 꼿꼿�게 상체를 일으켜 앉은 토르는 숨을 헐떡이며 주변을 살폈다. 주변은 어두웠고 습했다. 토르는 돌 바닥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. 그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가�게 뜨고 저 멀리 철재 빗장과 함� 그 너머로 희미�게 타고 있는 횃불을 확인했다. 그제서야 이곳이 지�감�이라는 사실이 기억났다. 그는 축제에서 이곳으로 끌려와 갇� 있었다.

더불어 자신� 얼굴에 주먹을 날린 교도관이 생각났다. 잠시 정신을 잃었� 게 분명했다. 그러� 얼마� 정신을 잃고 있었는지 알 � 없었다. 토르는 몸을 일으켜 크게 심�흡을 �며 방금 꾼 악몽을 떨쳐버리기 위해 노력했다. 너무� 생생한 꿈이었다. 맥길 왕� 죽음이 �실이 아니기만을 바랬다. 주검이 된 왕� 모습이 토르� 마음 한 켠에서 떠�질 않�다. 그는 진정 무언가를 본 것인가? 아니면 단순한 망상일 뿐인가?

누군가가 토르� 발바닥을 툭툭 차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웬 �상이 토르 앞에 서 있었다.

“이제 일어날 시간이야,” 곁에 있는 누군가가 말을 건넸다. “몇 시간째 기다렸다고.”

희미한 불빛에 �지해 토르는 자신� ��쯤 �는 남자아이� 얼굴을 확인할 � 있었다. 그는 마르고 작은 체구에 야윈 볼 위로 곰보자국이 있었다. 그러� 그� 초록빛 눈동자에서는 친절함과 명석한 분위기가 뿜어졌다.

“난 머렉이야,” 소년이 말했다. “네 감방 동기지. 넌 여기 왜 들어왔니?”

토르는 다시 허리를 세워 �바로 앉아 지�롭게 대��려 노력했다. 벽에 허리를 기대고 손으로 머리를 쓸어 �기며 축제 때� 일들을 상기시켰다.

“네가 왕을 죽이려고 했다�데,” 머렉이 말을 이었다.

“저 놈이 분명 왕을 죽이려 했어, 저 놈이 이 감방에서 ��는 순간 우리가 저 녀석을 뼈도 못 추리게 만들어 놀 거야,” 누군가가 으르렁거리며 대꾸했다.

여기저기서 쇠사슬 소리가 철창에 부딪히며 철커덕거리는 소리가 일제히 울려 퍼졌다. 감방으로 �열된 통로를 바라보니 기괴한 �상을 한 죄�들이 창살 사이로 머리를 내밀며 토르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희미한 횃불에 비쳤다. 대부분� 죄�들은 �염이 가득했고 �아가 몇 개씩 빠져 있었으며 이곳에서 족히 몇 년은 보낸 것만 같�다. 끔찍한 광경이었기에 토르는 고개를 돌릴 � 밖에 없었다. 그는 진정 이곳 지�감�에 �감된 것인가? �원히 저 사람들과 함� 이곳에 꼼짝없이 갇히게 된 것인가?

“저 사람들은 걱정 안 해도 돼,” 머렉이 토르를 안심시켰다. “이 철창 안엔 너랑 � 뿐이야. 다른 죄�들은 이곳에 못 �어와. 그리고 네가 왕을 독살�려 했다고 해도 난 상관 안 해. �야말로 왕을 독살�고 싶거든.”

“난 왕을 독살�지 않�어,” 토르가 분을 참지 못�고 대답했다. “난 누구도 독살�지 않�어. �는 폐�를 살리려고 했을 뿐이야. �는 그저 술잔을 엎어버린 것뿐이라고.”

“그럼 술잔에 독이 든 건 어찌 알�는데? 저 멀리서 대화를 엿듣� 누군가가 외쳤다. “마법이라도 부렸냐?”

감방 전체에 조롱 섞인 비웃음이 울려 퍼졌다.

“저 녀석이 초능력자�!” 다른 죄� ��가 비웃으며 소리쳤다.

�머지 죄�들이 한껏 비웃기 시작했다.

“다들 헛다리 짚었어, 그냥 어쩌다 얻어 걸린 거�!” 다른 죄�가 맞받아�며 조롱했다.

비난에 분개한 토르는 모든 것을 바로 잡고 싶었다. 그러� 그� 봐야 아무 소용 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 걸 너무 � 알고 있었다. 게다가 이런 죄�들한테 변명할 필요성을 전� 느끼지 못했다.

머렉은 다른 죄�들과 달리 �심 없이 토르를 유심히 살폈다. 마� 논쟁이라도 �는 듯한 표정이었다.

“난 네 말을 믿어,” 머렉은 �지막이 토르에게 말했다.

“정말 그�?” 토르가 �물었다.

머렉은 어깨를 으쓱했다.

“어쨌든, 네가 왕을 독살�려 했었다면 그렇게 바보�럼 왕이 알게끔 행동했겠어?”

머렉은 뒤돌아 감방 구석으로 조금 걸어가더니 자리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대며 토르를 바라봤다.

이제는 토르가 궁금해졌다.

“너는 대체 왜 여기 있는 거야?” 토르가 물었다.

“�는 소매�기야,” 머렉은 자랑스러운 듯 대답했다.

토르는 깜짝 놀라지 않을 � 없었다. 실제로 도둑을 본 건 �음이었다. 토르는 남� 물건을 훔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을뿐더러, 실제로 남� 물건을 훔�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 항상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었다.

“왜 훔�는 거야?” 토르가 물었다.

머렉은 다시 어깨를 으쓱했다.

“우리 가족은 �루�루 끼니조차 때우기 �들어. 먹을 게 ��도 없어. �는 학교 근�에도 못 가봤고, 딱히 아는 기술도 ��도 없어. 그저 훔�는 게 내가 아는 전부야. 다른 건 안 훔쳐. 그냥 음식만 훔�는 거야. �년 동안 안 잡히고 살�는데 결국 잡�네. 사실 이번에 잡힌 게 세 번째야. 세 번째가 정말 최악이지.”

“왜 최악인데?” 토르는 궁금했다.

머렉은 대답�지 않은 채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. 토르는 머렉� 눈에 눈물이 맺힌 걸 볼 � 있었다.

“왕은 법을 엄�게 만들었어. �외는 없어. 세 번 째 걸리면 손이 �려.”

토르는 겁에 질렸다. 그는 머렉� 손을 확인했다. 두 손 모두 아직 멀쩡했다.

“아직 내 손을 자르러 �지 않�어,” 머렉이 말했다. “그렇지만 곧 � 거야.”

토르는 충격을 감출 � 없었다. 머렉은 멋쩍은 듯 고개를 돌렸고 토르도 더 이상 그런 생각을 �고 싶지 않아 시선을 돌렸다.

토르는 벌어진 사건들� 조각을 맞춰보기 위해 애를 썼다. 그러�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아 양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. 너무 많은 일이 빠르게 일어난 지난 며칠이 마� 소용돌이 같�다. 한편으론 정당한 행동을 해냈다는 성취감도 들었다. 그는 미리 왕� 독살을 �측�고 왕을 구해낸 것이다. 어쩌면 운명이 어떻게든 바뀌어버렸을지 모르는 일이었다. 아마도 운명� 방향을 조금은 틀어버린 것일 �도 있었다. 토르는 왕을 구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.

한편, 토르가 �한 �경은 지� 감�이었고 결백을 증명할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. 토르� 모든 희망과 꿈은 산산조각�럼 깨져버렸고 기사가 될 �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했다. 이제는 그저 평생을 이곳에서 썩지만 않는다면 감사할 따름이었다. 토르를 진심으로 아들로 여겨준, 토르가 평생 �음으로 아버지라고 기댔� 맥길 왕이 자신을 독살� 배후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메어졌다. 더 최악인 건 그웬돌린 공주� �해�다. 그녀와� 마지막 만남을 상기했다. 어떻게 공주가 자신을 사창가� 드�드는 사람으로 �해할 � 있었을까 �는 생각에 마� 토르 인생에서 일어난 모든 행운들이 모�알�럼 빠져�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. 왜 이 모든 일들이 그에게 일어�고 있는지 알 � 없었다. 어찌됐든 그는 정�와 선�를 따랐을 뿐이었다.

토르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�벌을 받을지 알 � 없었고 상관도 없었다. 그저 지금 당장은 결백을 밝히고 싶었다. 사람들이 그가 왕을 음해�려 �지 않�다는 걸, 자신이 가진 �지력으로 미�를 봤다는 걸 알아주길 원했다. 자신� 미�를 알 순 없었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여기서 �가야 한다는 것이었다. 어떻게든 무슨 �를 써서든.

토르가 이런 생각에 사로잡� 있을 때, 묵직한 부츠가 돌 바닥을 두드리는 발소리가 들렸다. 뒤이어 열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고, 잠시 뒤 흐릿�게 토르를 이곳까지 끌고 와 얼굴을 가격했� 교도관� 모습이 보�다. 그를 보자 아까 맞�� 볼이 욱신거렸다. 순간 그때� 통증이 상기�며 신체적인 고통이 동�됐다.

“글쎄, 이 녀석이 폐�를 죽이려� 게 아니라면,” 교도관이 자물쇠에 쇠로 된 열쇠를 돌리며 �잣말을 중얼거리며 토르를 �아봤다. 몇 번이� 열쇠를 여는 소리가 울린 뒤에야 감방 문이 열렸다. 교도관은 한 손에는 족쇄를 들고 허리에 작은 손도끼를 차고 있었다.

“너도 곧 차례가 � 거야,” 교도관은 토르에게 으르렁 거리며 말을 건 낸 뒤 머렉을 바라보며, “지금은 네 차례지, 도둑놈� 새끼야. 이미 세 번 째지,”라고 말�며 악�가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, “�외는 없어.”

교도관은 머렉에게 다가가 거칠게 그를 잡아 끌어 한 손을 뒤로 꺾고 족쇄를 채운 뒤 �머지 족쇄를 벽에 붙은 고리에 고정시켰다. 머렉을 비명을 질렀고 족쇄를 벗어�려 거칠게 저항했지만 속�무책이었다. 교도관은 머렉을 뒤에서 꽉 잡아당겨 �머지 한 손을 잡아 석조 선�에 �려놨다.

“이제 더 이상 도둑질�면 안 된다는 걸 배우겠지,” 교도관이 으르렁거리며 내뱉었다.

교도관은 벨트에 찬 손도끼를 꺼내 높이 쳐들었다. 한껏 벌린 입 사이로 사�운 표정 속에 흉물스럽게 뻗은 이가 드러났다.

“안돼!” 머렉이 악을 썼다.

교도관이 머렉� 손목을 노리며 손도끼를 내리칠 때 토르는 공포에 휩싸인 채 꼼짝도 못�고 그대로 굳어 있었다. 이제 저 불쌍한 소년� 한 손은 가난 속에서 살아보고자 발버둥�며 가족들을 부양했� 죄로 �원히 �려 �가게 된다. 이와 같은 부당한 정�가 토르를 분노케 했다. 가만히 두고 봐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. 너무 불공평했다.

토르는 분개한 마음과 함� 발끝에서부터 손바닥까지 열기가 솟아�르는 걸 느꼈다. 시간이 더뎌진 것만 같�고 자신� 움직임이 교도관보다 빨리지는 걸 느꼈다. 여전히 교도관� 손도끼는 허공 위에 떠 있었으며 초 단위로 시간� 흐름이 감지됐다. 손바닥에서 타�르는 듯한 에너지가 느껴진 토르는 교도관을 향해 에너지를 내�졌다.

토르는 노란 빛� 동그란 �상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발�며 자신� 손바닥에서 허공을 가르고 교도관� 얼굴로 발사�는 광경을 놀란 얼굴로 지켜봤다. 노란 에너지는 교도관� 머리에 부딪�고, 그와 동시에 교도관은 손도끼를 떨어뜨리며 감방 구석으로 날아가 벽에 부딪히며 쓰러졌다. 교도관� 손도끼가 머렉� 손목을 자르기 불과 몇 분� 1초 만에 토르는 머렉을 구해냈다.

머렉은 놀란 눈으로 토르를 바라봤다.

교도관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머리를 저으며 몸을 일으켰고 토르를 체포�려 했다. 그러� 토르는 어떠한 �이 토르� 몸 속에서 불타�르는 걸 느꼈고 교도관이 토르 앞에 다가서자 토르는 앞으로 달려�가 교도관� 가슴을 발로 가격했다. 토르는 자신� 몸 속에 알 � 없는 �이 내재됨을 느꼈고 큰 거구� 교도관을 발로 찼을 때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들었다. 교도관은 공중위로 날아가 벽에 부딪힌 뒤 그대로 뻗어버렸다. 이번에는 정신까지 잃었다.

머렉은 넋이 �간 채로 서 있었지만 토르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� 알고 있었다. 토르는 손도끼를 집어 �려 재빠르게 머렉� 족쇄를 부셨다. 쇠사슬로 된 족쇄가 갈라지며 어둠 속에 불꽃이 크게 일어났다. 머렉은 몸을 움찔�며 고개를 들어 바닥에 떨어진 족쇄를 보고는 족쇄에서 풀려났음을 실감했다.

머렉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토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.

“어떻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,” 머렉이 고마움을 전했다. “네가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, 그게 뭐든, �는 네가 누구든, 아니 무엇이�지 상관없이 넌 날 구해줬어. 네게 신세를 졌어. 난 절대 은�를 가볍게 �기지 않아.”

“넌 신세 같은 거 진 거 없어,” 토르가 대답했다.

“틀렸어,” 머렉이 토르� 팔뚝을 잡으며 �박했다. “넌 이제 내 �제야. 그리고 난 꼭 이 빚을 갚을 거야. 어떻게든지. 언젠가는 말이야.”

이 말을 남긴 채 머렉은 재빨리 열려 있는 감방을 �와 소리�는 �머지 죄�들� 함성을 들으며 통로를 뛰어�갔다.

토르는 고개를 돌려 아직도 정신을 잃은 교도관을 확인한 뒤 자신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. �머지 죄�들� 아우성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.

토르는 감방 밖으로 �와 양쪽으로 � 있는 통로를 한번씩 살핀 뒤 머렉� �대편으로 뛰어갔다. 어찌됐든 교도관들이 토르와 머렉을 한번에 다 잡게 만들 �는 없었다.




제3장


토르는 어둠 속에서 �잡한 왕국� 거리를 걸었고 주변� 시끄러운 소란에 당황할 �밖에 없었다. 거리 위는 잔뜩 흥분한 움직임으로 군집을 이룬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. 성곽� 주종 소리가 계속해서 울리는 가운데 �많은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어둠을 밝�고 얼굴에는 일제히 어둠�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. 일분마다 한번씩 울리는 종소리는 매우 짧�고 토르는 그 소리가 정확히 죽음을 �미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. 그리고 이 왕국에서 이렇게 늦은 밤에도 불구�고 종을 울려 승�를 알릴만한 인물은 �직 맥길 왕 한 사람뿐이었다.

�문을 알 � 없이 심장이 고동쳤다. 꿈에서 본 단검이 눈 앞을 스쳤다. 그것이 사실이었단 말인가?

알아내야만 했다. 그는 손을 뻗어 �대 방향으로 뛰어가� 소년을 붙잡�다.

“어디 가는 거니?” 토르가 물었다. “이 �란은 다 뭐지?”

“못 들었어요?” 어쩔 줄 몰라 �며 소년이 �물었다. “폐��서 ��내일 �신다고요! 칼에 찔리셨어요! 지금 사람들이 왕국 앞에서 소식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잖아요. 만약 사실이라면 우리 모두 큰일난 거라고요. 상상이� 할 � 있어요? 폐��서 안 계신 이 왕국을요?”

이 말을 끝으로 소년은 토르� 손을 밀쳐내고 다시 몸을 돌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.

지금 일어�고 있는 상황을 결코 �긍할 �가 없었다. 토르는 고동�는 심장을 느끼며 그대로 얼어 붙었다. 그� 꿈들, 그� �감들이 모두 허구가 아니었다. 그는 미�를 본 것이다. 그것도 두 번씩이�. 그리고 그 사실이 소름 끼쳤다. 토르에게 내재된 �은 그가 생각했� 것 보다 더욱 미�했고 날이 갈�록 그 능력도 커지고 있었다. 이 모든 게 어떤 결말을 가져�까?

토르는 그 자리에 서서 이제 어디로 가야 할 지 고민했다. 지� 감�을 탈출�긴 했지만 이제 어느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할지 알 � 없었다. 물론 조금만 있으면 모든 왕실� 병사들이 그를 찾아 �설 것이다. 토르가 탈출했다는 것 자체가 더욱 많은 �심을 사게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. 그러� 한편으론, 토르가 감금된 사이 폐�가 피습을 당했다는 사실이 토르� 무죄를 입증해줄 � 있지는 않을까? �는 생각이 들었다. �는 이 모든 것이 토르를 음모� 동조자로 보이게 만들 것인가?

토르는 어느 쪽도 선택할 � 없었다. 명백한 건, 왕국에 있는 그 누구도 지금 이성적인 생각을 접할 기분이 아니라는 것이었다. 마� 모든 사람들에게서 분노에서 비롯된 살기가 느껴졌다. 그리고 아마도 토르가 그 희생양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. 그는 숨을 곳이 필요했다. 이러한 폭풍전야에서 몸을 피�고 무죄를 입증할만한 장소가 필요했다. 가장 안전한 곳은 아마도 이곳에서 가장 먼 곳임이 분명했다. 그는 떠�야 했다. 그� 고향으로 돌아가 몸을 숨기거� �는 그 보다 더 먼 곳으로, 갈 � 있는 한 이곳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했다.

그러� 토르는 안전한 길을 선택�고 싶지 않�다. 그� 타고난 천성 때문이었다. 토르는 이곳에 머물러 무죄를 입증�고 왕� 부대에 남길 바랬다. 그는 겁쟁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도망�지 않�다. 토르는 암살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�다. 그가 할 �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째서 ��� 죽음과 관련한 꿈을 꾼 것인가? �한 폐��서는 단검에 습격을 받으셨음에도 불구�고 어째서 독살로 운명�시는 꿈을 꾼 것인가?

그 자리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�� 토르� 머릿속에 리스 왕자가 떠�랐다. 리스 왕자는 토르를 병사들에게 �기지 않고 어쩜 몸을 피할 곳까지 마련해줄지도 모르는 토르가 믿는 유일한 사람이었다. 리스 왕자는 자신을 믿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. 리스 왕자는 폐�에 대한 토르� 충심이 진심이란 걸 알고 있었고, 그 누군가가 토르� 무죄를 밝� 줄 �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리스 왕자 한 명뿐이었다. 리스 왕자를 찾아야 했다.

토르는 뒷골목으로 뛰어갔다. 붐비는 인파를 이리저리 뚫으며 성문에서 멀찌감� 떨어져 왕궁으로 향했다. 리스 왕자� 거�는 외각 도시 성벽과 가까운 동문 쪽이었다. 리스 왕자가 거�에 머물고 있기만을 희망했다. 만약 그렇다면 리스 왕자가 주�를 돌려 토르가 성 안으로 들어가게끔 도와줄 � 있을 것이다. 토르는 만약 자신이 이 거리 위에서 조금만 더 지체했다가는 곧 발각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. 만약 군중들이 토르를 알아보기라도 한다면, 모두가 달려들어 토르를 갈기갈기 찢어놓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.

거리를 지� �다시 거리를 지�며 여름 밤 토르� 발이 진흙 위에서 미끄러졌을 때 마침내 토르는 외각 성벽에 다다랐다. 토르는 성벽에 바짝 몸을 붙여 곳곳마다 성벽 위에서 성을 감시�고 있는 병사들� 시선 아�로 달렸다.

리스 왕자� 거�에 다다른 토르는 손을 뻗어 매끈한 작을 돌을 �� 주웠다. 다행히도 토르에게는 병사들이 미� 압��지 못한, �랜 시간 토르가 지니고 다녔� 새총이 있었다. 토르는 허리춤에서 새총을 꺼내 돌을 걸어 목표물을 향해 발사했다.

빈틈없는 솜씨로 토르는 궁궐� 벽을 �어 열려있는 리스 왕자� 거�로 돌을 �졌다. �진 돌이 내부 유리창에 부딪힌 소리가 들렸고 토르는 때마침 그 소리를 들은 병사들을 피해 성벽 쪽으로 몸을 숙여 피했다.

한참 동안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. 토르� 심장이 요동쳤다. 리스 왕자가 방에 없는 듯 했다. 만약 그렇다면 더 이상 안전한 은신�를 찾을 � 없기에 토르는 이곳을 벗어�야 했다. 토르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. 요동�는 심장을 붙들며 숨죽여 기다리다, 드디어 리스 왕자� 창문이 열리는 광경을 포착했다.

토르는 몸을 일으켜 서서 성벽에서 몇 걸음 앞으로 �와 한 손을 번쩍 들며 손짓했다.

바깥을 살피� 리스 왕자가 토르를 발견했다. 토르임을 확인�자 리스 왕자� 얼굴이 밝아졌다. 멀리서도 횃불 덕에 리스 왕자� 표정을 살필 � 있었다. 토르는 리스 왕자� 얼굴에서 기쁜 기색을 살피자 마음이 놓�다. 그것 만으로 충분히 리스 왕자가 토르를 병사들에게 �기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신할 � 있었다.

리스왕자는 토르에게 기다리라는 손짓을 보냈고 토르는 다시 성벽 쪽으로 몸을 숨겼다. 병사들이 토르 쪽으로 순찰을 돌아 토르는 무릎을 굽� 바닥에 몸을 바짝 낮췄다.

얼마� 기다렸는지 알 �는 없었지만 토르는 금방이라도 병사들로부터 달아날 � 있도록 준비를 �고 있었다. 때마침 리스 왕자가 외벽� 성문을 열고 �타� 양쪽 길을 살피며 토르� 위�를 확인했다.

리스 왕자는 서�러 다가와 토르를 끌어안�다. 토르는 감격�지 않을 � 없었다. 끽끽거리는 소리가 들려 아�를 살펴보니 토르가 아끼는 크론이 리스 왕자� 셔츠 안에 웅크리고 있었다. 리스 왕자가 셔츠 안으로 손을 뻗어 크론을 토르에게 건넸다.

토르가 목숨을 구해줬� 백색� 새끼표범 크론이 토르� 품으로 뛰어들자 토르는 크론을 안아줬다. 크론은 칭얼거리듯 낑낑거리며 토르� 얼굴을 핥�다.

리스 왕자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.

“병사들이 널 잡아갈 때, 크론도 널 쫓아가길� 내가 크론을 안전�게 데리고 있었어.”

토르는 고마운 마음에 리스 왕자� 팔뚝을 잡�다. 크론이 계속해서 토르를 핥는 바람에 토르는 그만 웃음이 �와버렸다.

“�도 네가 보고 싶었다고, 크론,” 토르가 웃으며 크론에게 입을 맞췄다. “이제 조용히 해야 해, 병사들한테 들킬지도 모르니까.”

크론은 마� 토르� 말을 알아들은 듯 소리를 낮췄다.

“어떻게 도망쳐 �� 거야?”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리스 왕자가 물었다.

토르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.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알 � 없었다. 여전히 자신이 가진 �문을 모르는 �에 대해 이야기 �는 게 내키지 않�다.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�게 볼까 두려웠다.

“운이 좋�� 것 같아요,” 토르가 대답했다. “탈출할 기회가 있었고 그 기회를 놓�지 않�죠.”

“군중들이 널 내버려뒀다는 게 놀라워,” 리스 왕자가 대답했다.

“어둡잖아요,” 토르가 말을 이었다. “누구도 절 알아보지 못한 것 같아요. 어쨌든 아직 까지는요.”

“왕실 내 모든 병사들이 널 찾고 있다는 건 아니? 폐��서 단검에 찔리셨다는 건 들었어?”

토르는 진지�게 고개를 끄덕�다. “폐��서는 괜찮으신가요?”

리스 왕자가 고개를 떨궜다.

“아니,” 왕자� 목소리가 침울했다. “폐��서는 위중�셔.”

토르는 진심으로 자신� 친부�서 위중�신 것 같은 마음에 가슴이 메어졌다.

“왕자�은 제가 이 일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걸 알고 계시죠, 그렇죠?” 토르는 희망을 담아 리스 왕자에게 물었다. 다른 사람들이 어찌 생각�� 상관 없었지만, 맥길 왕� 막내 아들이자 자신� 가장 친한 친구인 리스 왕자만은 자신� 결백을 알아주길 바랬다.

“물론이지,” 리스 왕자가 대답했다. “그렇지 않으면 내가 여기 이렇게 왔겠어.”

토르는 커다란 안도감을 느꼈고, 진심을 담아 리스 왕자� 어깨를 잡�다.

“그렇지만 왕국� 다른 사람들은 ��럼 널 믿어주지 않을 거야,” 리스 왕자가 말을 이었다. “네가 지낼 � 있는 안전한 곳은 여기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이야. 네게 가장 빠른 말과 필요한 물품을 마련해 줄게. 널 여기서 가장 먼 곳으로 보내줄게. 이 모든 게 잠잠해질 때까지 몸을 숨기고 있어. 진짜 암살자를 찾을 때까지. 지금은 그 누구도 상황을 제대로 판단�지 못�고 있어.”

토르는 고개를 저었다.

“저는 떠날 � 없어요,” 토르가 대답했다. “그럼 제 죄를 인정�는 듯 보일 거에요. 저는 다른 사람들이 제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걸 믿게 할 필요가 있어요. 어려운 상황에서 도망만 칠 �는 없어요. 결백을 밝�야 해요.”

이번에는 리스 왕자가 고개를 저었다.

“네가 여기 머무르면 병사들이 널 찾아낼 거야. 다시 구금될 거라고. 그럼 ���겠지. 그렇지 않으면 저 군중들에게 먼저 목숨을 잃게 ��지.”

리스 왕자는 �랫동안 진지�게 토르� 얼굴을 바라봤다. 그리고는 이내 걱정이 가득했� 리스 왕자� 표정이 부드럽게 누그러졌다. 결국 리스 왕자는 천천히 토르� �견에 �긍했다.

“네가 자랑스러워. 그리고 넌 미련해. 참 미련해. 그�서 내가 널 �에 들어 �는 거지.”

리스 왕자가 미소를 지었다. 토르도 함� 미소 지었다.

“폐�를 뵙고 싶어요,” 토르가 말했다. “폐�를 직접 만� 뵙고 제가 아니라고, 저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설명 드려야 해요. 만약 그럼에도 폐��서 ��을 원�신다면, 그 뜻에 따르겠어요. 그 전에 제겐 해명할 기회가 주어져야 해요. 폐��서 알아주셨으면 해요. 그게 제가 바라는 전부에요.”

리스 왕자는 토르� 입장을 정리�며 진지�게 토르를 바라봤다. 마침내, 긴 기다림 끝에 리스 왕자가 고개를 끄덕�다.

“폐�� 널 데려다 줄 � 있어. 난 폐�� 거�로 가는 � 다른 길을 알고 있거든. 그러� 아주 위�해. 그렇기 때문에 폐�게 거�에 도착�면 그때부터는 너 �자 움직여야 해. 단, ��는 길은 없어. 그리고 이후 네게 더 해줄 � 있는 게 없어. 즉, 네가 죽을 �도 있다는 말이야. 그런데도 정말로 폐�� 해명할 기회를 얻고 싶어?”

토르는 엄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�다.

“그� 알�어,” 리스 왕자가 대답�며 몸을 아�로 숙이더니 토르에게 망토를 건넸다.

망토를 받아 든 토르는 놀란 눈으로 시선을 아�로 향했다. 리스 왕자가 이 모든걸 미리 준비해 둔 것 같�다.

토르가 고개를 들자 리스 왕자가 미소를 지어 보�다.

“난 네가 여기 남을 만큼 미련�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. 난 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.”




제4장


개리스 왕자는 빠른 거름으로 거�로 향했다. 축제에서 벌어진 일들을 믿을 �가 없었다. �밀�게 계획한 일들이 �포로 돌아갔다는 걸 용납�기가 �들었다. 개리스 왕자는 토르라는 멍청한 외부인이 어떻게 그� 계획을 알아�는지 도저히 이해할 � 없었다. 더군다� 토르라는 녀석이 아버지� 술잔을 낚아채버리기까지 했다. 개리스 왕자는 토르가 몸을 날려 술잔을 엎어버린 순간을 떠�렸다. 술잔이 바닥에 떨어져 와인이 쏟아지는 걸 보며, 그� 모든 꿈과 염원 �한 함� 쏟아지는 걸 바라봐야 했다.

개리스 왕자가 망가져버린 순간은 바로 그 때�다. 그 동안 그를 지탱해주었� 욕망이 산산조각 났다. 그리고 난데없이 �타난 개가 와인을 핥고 모두 앞에서 죽은 순간 개리스 왕자는 이제 자신� 모든 것이 끝났다는 걸 �감했다. 눈 앞에서 그간 살아왔� �날들이 스쳐갔다. 자신� 독살 음모가 이제 만 천�에 드러� 아비를 죽이려 한 죄로 평생을 지� 감�에 갇히게 될 것임을 �감했다. 최악� 상황엔 죽음을 면� 못한다. 바보 같은 계획이 아닐 � 없었다. 이따위 암살계획은 애초부터 진행�는 게 아니었다. �음부터 그 마녀를 만�지 않�어야 했다.

그러� 적어도 개리스 왕자는 빠른 조�를 취해 추궁을 막�다. 절�한 순간에 기회를 포착해 벌떡 일어� 가장 먼저 토르에게 죄를 뒤집어 씌었다. 다시 생각해봐도 그렇게 찰�� 순간에 적절�게 대응한 건 참 �한 일이었다. 위기가 닥�자 기발�게도 벗어날 계책이 떠�랐고 그도 놀랄 만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됐다. 병사들은 토르를 끌고 갔다. 이후 축제� 분위기는 다시 고조됐다. 물론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지만 적어도, 모든 �심은 토르에게 정면으로 향�고 있었다.

개리스 왕자는 이대로 모든 게 머무르길 바랬다. 맥길 왕을 암살�려는 시도는 �� 전부터 있었기에 이번 암살 시도를 좀 더 세밀�게 조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. 생각해보면, 독살 시도는 어리석은 짓이었다. 아버지는 막강했다. 개리스 왕자는 이를 간파했어야 했다. 개리스 왕자는 제 꾀에 제가 �어간 꼴이었다. 이제 그는 모든 �심이 자신에게 돌아�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. 더 늦기 전에 무슨 �를 쓰든 토르에게 확실히 죄를 묻게 해 그를 ��시켜야 했다.

개리스 왕자는 스스로� �못을 만회�려 했다. 독살 시도가 �포로 돌아간 뒤 그는 암살 계획을 무산시켰다. 이제 개리스 왕자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. 자신� 계획이 어긋난 걸 보며 자신� 마음 속 어�가에서는 아버지� 죽음을 원� 않는 다는 걸 느꼈으며 더불어 자신�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. 그는 왕이 �지 못한다. 아마도 평생 왕이 될 � 없을 것이다. 그러� ��� 축제를 끝으로 개리스 왕자는 마침내 타�르� 야심을 단념할 � 있었다. 적어도 더 이상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. 비밀을 품고, 은폐�고, �시라도 들킬까 봐 마음을 졸여야 �는 커다란 고통을 감내�며 다시 그런 시도를 �고 싶지 않�다. 개리스 왕자가 감당�기엔 너무 버거울 일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�다.

생각에 생각을 더�다 보니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. 마침내 개리스 왕자는 서서히 안정을 찾을 � 있었다. 이제서야 본�� 평정심이 돌아� 것 같�다. 그러� 그가 취침을 준비�� 그때 쾅 �는 소리와 함� 방문이 열렸다. 펄스가 불쑥 �타났다. 미친듯한 모습으로 눈을 크게 뜨고 마� 누군가에게 쫓기듯 방으로 들어왔다.

“죽었어!” 펄스가 소리쳤다. “죽었어! 내가 죽�어. 그가 죽었어!”

펄스는 발작을 �는 듯 울부짖었다. 개리스 왕자는 �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. 술에 취한 거라 생각했다.

펄스는 정신 �간 사람�럼 방안을 이리저리 �가며 벌벌 떨고 있었고 울부짖으며 두 손을 맞잡고 있었다. 개리스 왕자는 펄스� 손바닥에 묻은 피를 주시했다. 펄스� 노란 상�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.

개리스 왕자� 심장이 철렁했다. 펄스가 누군가를 살해한 것이다. 그런데 그게 누구인 것인가?

“누가 죽은 거야?” 개리스 왕자가 물었다. “도대체 누구 �길 �는 거야?”

그러� 여전히 펄스는 제정신이 아닌 듯 넋이 �가 있었다. 개리스 왕자는 펄스에게 다가가 그� 어깨를 세게 쥐고 흔들어댔다.

“대답해!”

눈을 뜬 펄스는 소� 눈망울 같은 두 눈으로 개리스 왕자를 바라봤다.

“네 아버지! 폐�! 왕이 죽었어! 내 손에!”

펄스�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개리스 왕자� 심장을 찌르는 듯 했다.

개리스 왕자는 놀란 눈으로 펄스를 주시�며 �몸이 굳어가는 걸 느꼈다. 왕자는 어깨를 쥔 손을 풀고 뒤로 물러� 숨을 고르려 노력했다. 펄스� 몸에 묻은 피를 보자 펄스가 진실을 말�고 있다는 걸 짐작할 � 있었다. 왕자는 전� 상상도 할 � 없었다. 펄스? 저 얌전한 아이가? 내가 아는 이들 중 가장 마음이 약한 녀석이? 내 아버지를 죽�다고?

“그런데…그게 말이 돼?” 개리스 왕자가 물었다. “대체 언제?”

“왕� 침실에서 그랬어,” 펄스가 대답했다. “바로 방금 점에. 폐�를 찔렀어.”

이제서야 실감이 난 개리스 왕자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. 방문이 열린걸 확인�고는 달려가 병사들이 아무것도 보지 못했음을 확인�고는 문을 닫�다. 다행히도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. 개리스 왕자는 방문을 닫�다.

왕자는 재빨리 방 안쪽으로 걸음을 �겼다. 여전히 정신을 추스르지 못�는 펄스를 진정시켜야 했다. 펄스에게 물어봐야 할 게 많�다.

왕자는 펄스� 어깨를 잡아 돌려 세웠다. 마침내 펄스는 왕자를 제대로 쳐다봤다.

“내게 전부 다 털어놔,” 개리스 왕자는 냉정�게 명령을 내렸다. “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�게 설명해. 왜 그런 거지?”

“왜라니, 그게 무슨 말이야?” �아해�며 펄스가 �물었다. “넌 폐�를 없애고 싶어 했잖아. 독살이 실패했고. 내가 널 도울 � 있을 거라 생각했어. 그게 네가 원�는 거라 생각했거든.”

개리스 왕자는 고개를 저었다. 왕자는 펄스� 셔츠를 움켜쥐고 몇 번이� 흔들어댔다.

“왜 그런 짓을 한 거야!?” 개리스 왕자가 소리쳤다.

왕자는 자신� 모든 삶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것 같�다. 양심� 가책을 느끼고 있는 자신� 모습이 새삼 충격적이었다. 스스로도 이해할 � 없었다. 몇 시간 전만 �더라도 그 누구보다 아버지가 독주를 마시고 사망�길 바랬었다. 그러� 지금 아버지가 죽었다는 생각에 마�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듯 가슴이 저며왔다. 죄책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. 어찌됐든 그� 마음 한 켠에서는 왕� 죽음을 바라지 않�� 것이었다. 더군다� 특히 이런 식� 죽음은 더더욱 원� 않�� 게 분명했다. 펄스� 손에. 게다가 단검에.

“이해할 �가 없어,” 펄스가 흐느꼈다. “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넌 폐�를 제거�고 싶어했어. 암살을 계획했었잖아. 난 네가 기뻐할 줄 알�다고!”

스스로� 모습에 놀란 개리스 왕자는 펄스� 얼굴에 정면으로 주먹을 날렸다.

“난 네게 이런 짓을 시킨 적이 없어!” 개리스 왕자가 화를 냈다. “난 절대 네게 이 따위 일을 명령한 적이 없어. 왜 죽�어? 널 봐. 피로 범벅이 돼 있잖아. 이제 우린 � 다 끝장이야. 병사들이 우릴 잡는 건 시간문제라고.”

“아무도 못 봤어,” 펄스가 애원�듯 말했다. “근무시간 교체 때 몰� 숨어들어갔어. 아무도 날 못 봤다고.”

“그럼 단검은 어디 있는데?”

“단검은 거기 없어,’ 펄스가 떳떳�다는 듯 대답했다. “내가 바보인 줄 알아. 내가 �리 했어.”

“어떤 칼을 쓴 거야?” 개리스 왕자가 �물었다. 이 질문과 함� 왕자� 마음이 요동쳤다. 그� 죄책감은 걱정으로 바뀌고 있었다. 왕자는 어리석은 펄스가 남겼을 모든 흔적들과 펄스를 추적할 � 있는 �시 모를 단서에 대한 생각에 집중했다.

“절대 추적할 � 없는 단검이야,” 펄스는 스스로 대견�다는 듯 대답했다. “그냥 특색 없는 이름 모를 단검이야. 마구간에서 찾은 거야. 비슷�게 생긴 단검이 네 개는 더 있었어. 절대 추적�지 못해,” 펄스가 재차 강조했다.

개리스 왕자는 심장이 떨어지는 듯 했다.

“그거 �시 붉은 색 손잡이에 칼날이 �어진 짧은 검이야? 내 말 �에 꽂� 있�?”

펄스는 �아해�며 고개를 끄덕�다.

개리스 왕자는 펄스를 노려봤다.

“이 머저리 녀석. 그 검은 얼마든지 추적이 가능 �다고!”

“그렇지만 아무런 표식도 없었단 말이야!” 펄스는 겁을 먹고 떨리는 목소리로 �박했다.

“칼날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지만 칼자루에 표시가 �어 있다고! 개리스 왕자가 고함쳤다. “칼자루 �단에! 넌 제대로 확인도 못했어. 멍청한 자식아.” 분노에 �민 개리스 왕자는 펄스에게 바짝 다가갔다. “내 말� 상징이 칼자루 밑에 새겨져 있다고. 그리고 왕족과 친분이 있는 자라면 누구든지 그 검이 내 것이라는 걸 알 � 있어.”

왕자는 어쩔 줄 몰라 �는 펄스를 노려봤다. 펄스를 죽여버리고 싶었다.

“그 검을 어떻게 했어?” 개리스 왕자가 펄스를 재촉했다. “그 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. 그 검을 가지고 왔다고 말을 �라고. 제발.”

펄스는 침을 꿀꺽 삼켰다.

“� �리 했어. 그 누구도 찾지 못할 거야.”

개리스 왕자� 얼굴이 일그러졌다.

“정확히 어디에?”

“요강 속에 담은 뒤 폐기 관에 쏟아버렸어. 폐기 관에서 쏟아진 �물 통은 매 시간마다 강에 버려진다고. 걱정 마, 왕자�. 이제 그 칼은 강물 속 깊숙이 있을 거야.”

때마침 성곽�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. 잔뜩 긴장한 개리스 왕자는 창문으로 달려갔다. 밖을 내려다보니 군중들이 일제히 성을 에워싸는 바람에 �란과 소동이 일어�고 있었다. 울려 퍼지는 종 소리가 �미�는 건 단 ���다. 펄스가 거짓을 말한 게 아니라는 사실. 그가 왕을 암살했다는 사실.

개리스 왕자는 � 몸이 얼음�럼 차가워졌다. 이렇게 엄청난 악행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믿기 �들었다. 그리고 그 모든 사람 중에서 그 누구도 아닌 펄스가 이를 �행했다는 사실은 더욱 실감�기 어려웠다.

순간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, 곧이어 방문이 열리며 왕� 병사들이 재빠르게 들어왔다. 찰�� 순간이지만 개리스 왕자는 자신과 펄스가 체포될 거라 짐작했다.

그러� 놀랍게도 병사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��를 갖춰 인사했다.

“왕자�, 폐��서 습격을 받아 자상을 입으셨습니다. 암살자가 지금 도주 중일 � 있습니다. 방안에서 안전�게 몸을 피�시길 바랍니다. 폐��서는 위독�십니다.”

병사들� 마지막 말에 개리스 왕자� 머리카락이 꼿꼿이 일어섰다.

“위독?” 개리스 왕자가 말을 이었다. 위독이란 말이 목에 가시�럼 걸렸다. “아직 살아 계신가?”

“네, 왕자�. 폐��서는 꼭 쾌차�셔서 누가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했는지 �드시 밝�내실 겁니다.”

짧게 ��를 갖� 뒤 병사들은 빠르게 방 밖으로 �서며 방문을 닫�다.

개리스 왕자는 분노를 주체�지 못�고 펄스� 어깨를 틀어 잡아 석조 벽에 내팽개쳤다.

펄스는 커다란 눈으로 겁에 질려 말없이 왕자를 주시했다.

“무슨 짓을 한 거야?” 개리스 왕자가 고함쳤다. “이제 우린 모두 끝났어!”

“그렇지만.. 그렇지만…” 펄스가 더듬거렸다. “…정말 죽은 줄 알�어!”

“넌 항상 확신한다고 �지,” 왕자가 분노�며 말을 이었다. “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다 틀려!”

개리스 왕자에게 문득 한가지 생각이 스쳤다.

“그 단검,” 왕자가 말했다. “더 늦기 전에 검을 �드시 �찾아야 해.”

“그렇지만 내가 이미 버렸어, 왕자�,” 펄스가 대답했다. “강물에 쓸려 갔을 거야!”

“폐기 관에 버렸다고 했지. 그럼 아직 강물에 버려진 건 아니야.”

“그렇지만 대체로는 그렇다고!” 펄스가 대답했다.

개리스 왕자는 더 이상 우물쭈물�는 이 머저리를 참을 � 없었다. 왕자가 지체 없이 문 밖으로 뛰어 �가자 펄스는 당황했다.

“�도 함� 갈게. 정확히 어디에 버렸는지 알려줄게,” 펄스가 말을 건넸다.

개리스 왕자는 복도에 멈춰 서서 뒤돌아 펄스를 주시했다. 피로 범벅이 된 그를 병사들이 눈�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�아할 뿐이었다. 운이 좋�다. 이제 펄스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골칫거리가 �어버렸다.

“두 번 말�지 않겠어,” 개리스 왕자가 분노�며 대답했다. “당장 내 방으로 들어가서 �을 갈아입은 뒤 그 �을 태워버려. 피 묻은 흔적은 모두 지워. 그리고 성에서 사라져. �� 밤은 내게서 멀리 떨어져 있어. 내 말 알아 듣겠어?”

왕자는 펄스를 뒤로 밀�고는 다시 뒤돌아 뛰었다. 복도를 지� 원�� 석조 계단을 뛰어내려가며 한 층씩 아�로 움직여 행랑채로 향했다.

마침내 왕자는 지�에 도착했고 길을 틀자 �인들이 보�다. 그들은 엄청난 크기� 화분을 닦으며 물을 끓이고 있었다. 벽돌 가마에서는 화마가 이글거리고 있었고 앞�마를 두른 �인들은 땀으로 범벅이 �어있었다.

저 멀리 �대편에 커다란 폐기 관이 있었다. 매 분마다 폐기 관을 통해 �물이 쏟아져 내려�며 주변으로 악취가 가득한 �물이 튀기고 있었다.

개리스 왕자는 가장 가까이 있는 �인에게 다가가 절실한 마음을 담아 그� 팔을 붙잡�다.

“저 �물 통이 언제 비워지지?” 왕자가 물었다.

“방금 전에 비우기 위해 강으로 가져갔습니다, 왕자�.”

개리스 왕자는 뒤돌아 밖으로 뛰어�갔다. 왕실� 복도를 지� 다시 석조 계단을 �라 서�한 밤공기를 가로질렀다.

잔디밭을 지�, 숨을 헐떡이며 강으로 달려갔다.

강 주변에 큰 �무 아�에 몸을 숨길만한 장소가 있었다. 왕자는 두 명� �인이 커다란 금속 �물 통을 기울여 강물에 �물을 쏟는 장면을 지켜봤다.

왕자는 �물 통이 완전히 뒤집� 내부가 완전히 비워진 뒤 다시 궁궐로 실려 가는 모습을 살폈다.

마침내, 개리스 왕자는 만족할 � 있었다. 그 누구도 검을 보지 못했다. 그게 어디 있었든, 이제는 강물에 휩쓸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쓸려갔을 것이다. 만약 폐��서 �� 밤 승��신다면, 암살자를 추적할 그 어떤 단서도 남지 않게 된다.

그렇지 않으면 단서를 어디서 찾는 단 말인가?




제5장


왕� 침실로 향�는 뒷길을 헤�며 토르는 리스 왕자� 뒤를 바짝 쫓�다. 그 뒤로는 크론이 함� 했다. 리스 왕자는 토르와 크론을 석조 벽면에 몰� 만들어 놓은 비밀 문으로 안내했다. 왕자는 횃불을 들고 좁은 공강� 통로로 인도했다. 이리저리 구불구불�게 난 궁궐� 내부를 걸어 들어갔다. 좁은 석조 계단을 �르니 � 다른 통로가 �타났다. 방향을 틀자 이번엔 다른 계단이 보�다. 토르는 말할 � 없이 복잡한 구조에 경이로움을 감출 � 없었다.

“이 통로는 �백 년 전에 왕실 내부에 비밀스럽게 만들어졌어,” 리스 왕자는 �지막한 목소리로 길을 안내�며 토르에게 설명했다. 길을 따라 �라가느라 왕자� 숨이 거칠었다. “이 길은 내 아버지� 증조할아버지�� 3대 맥길 왕�서 만드신 거야. 성이 포위당한 뒤에 탈출구 용도로 만들어놓으신 거지. 아이러니�게도 이걸 만든 뒤 맥길 왕가� 왕실은 한번도 포위당한 적이 없었어. 그�서 이 통로는 �백 년 동안 사용된 적이 없었지. 여길 막아놨었는데 내가 어렸을 때 우연히 발견했어. �는 아무도 모르게 이 통로를 이용해 왕실 내부를 돌아다니는 게 좋아. 그웬 누�와 고드프리 �과 �는 어렸을 때 여기서 숨바꼭질을 했었어. 캔드릭 �은 숨바꼭질을 �기엔 너무 �이가 많�고 개리스 �은 우리와 어울리는 걸 좋아�지 않�지. 횃불은 사용 금지�어. 그게 우리� 규칙이었지. 칠흑 같은 암흑만이 있었어. 그땐 그게 참 무서워 겁을 냈었지.”

토르는 리스 왕자가 안내�는 놀라울 정도로 기괴한 길을 열심히 따라 갔다. 리스 왕자는 확실히 통로� 모든 길을 훤히 꿰뚫고 있음이 분명했다.

“어떻게 이 길을 모두 기억�시죠?” 토르가 놀라 물었다.

“어렸을 때 왕실에서 외롭게 자라서,” 리스 왕자가 대답했다. “특히 다른 사람들은 다 �이가 많�고, � 왕� 부대에 합��기엔 내 �이가 너무 어렸고, 그�서 아무 것도 할게 없을 때 난 내 스스로에게 이 곳� 구석구석을 확인�라는 임무를 부여했었지.”

두 사람은 �다시 방향을 틀었다. 석조 계단을 세 걸음 내려가 좁은 벽으로 방향을 바꾼 뒤 다시 길고 긴 계단을 내려갔다. 마침내 리스 왕자는 먼지로 가득한 묵직한 떡갈�무로 만든 문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. 왕자는 한쪽 귀를 문으로 바짝 붙이고는 귀를 기울�다. 토르는 왕자 �으로 다가갔다.

“이게 무슨 문이죠?” 토르가 물었다.

“쉿,” 리스 왕자가 주�를 줬다.

토르는 질문을 멈추고 한쪽 귀를 문에 대어 주�를 기울�다. 크론이 토르 �에 앉아 토르를 바라봤다.

“이건 아버지 침실로 향�는 뒷문이야,” 리스 왕자가 속삭�다. “지금 아버지 곁에 누가 있는지 확인�려고.”

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토르는 방안� 소리를 들었다. 문 안쪽에서 음성이 들렸다.

“사람들이 가득 있는 것 같아,” 왕자가 말했다.

리스 왕자는 고개를 돌려 토르를 보며 �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.

“넌 짚을 지고 불에 뛰어들게 될 거야. 폐�� 사령관들이 모두 저 안에 있고, 자문단과 고문관 그리고 내 가족들이 저 안에 있어. 분명 저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널 살인자로 여기며 경계할거야. 잔뜩 성이 난 군중들에게 뛰어드는 것과 다를 게 없어. 만약 폐��서 여전히 네가 독살을 꾸몄다고 생각�고 계시다면 넌 끝이야. 이�도 정말로 이걸 해야겠어?”

토르는 크게 침을 삼켰다.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었다. 인생� 큰 전�점 앞에 놓여 있다고 생각�자 목이 바짝 타 들어갔다. 토르가 선택할 � 있는 쉬운 길은, 다시 이 길을 돌아가 성 밖으로 도망�는 것이었다. 그럼 왕실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어�가에서 안전�게 은신�며 살 � 있었다. 그렇지 않으면 토르는 저 문을 열고 들어가 아마도 그때 보�� �편없을 인간들과 지�감�에서 평생을 살게 �거� �는, ��을 당�게 된다.

토르는 숨을 크게 쉬고 결정을 내렸다. 물러설 � 없었다. 당당히 악마� 장난을 마주해야 했다.

토르는 고개를 끄덕�다. 차마 말을 꺼내기에 겁이 났다. 입을 열면 마음이 바뀔 것 같�다.

리스 왕자도 동��는 표정으로 토르를 향해 고개를 끄덕�다. 왕자는 철문 고리에 �을 주며 어깨로 문을 밀었다.

문이 열리자 시야에 밝게 빛�는 횃불이 들어왔다. 토르가 서 있는 곳은 왕� 개인 침실 정 중앙을 정면으로 마주�고 있었다. 리스 왕자와 크론이 그 �을 지켰다.

누워있는 맥길 왕 곁으로 적어도 스무 명이 �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. 몇 명은 왕� 곁에 서 있었고 �머지는 무릎을 굽히고 있었다. 자문위원단들과 사령관들이 아르곤, 왕비, 캔드릭 왕자, 고드프리 왕자 그리고 그웬돌린 공주 곁에 함� 서 있었다. 왕� 죽음을 지키고 있었다. 토르는 맥길 왕�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 난데없이 등장한 셈이었다.

방안� 분위기는 어두웠고 모든 이들� 표정은 침울했다. 맥길 왕은 베개에 기대 누워 있었고 토르는 맥길 왕이 적어도 아직까지는 살아 있다는 생각에 안도했다.

일제히 모든 시선이 난데없이 �타난 토르와 리스 왕자에게 향했다. 방 한가운데서 자신과 리스 왕자가 비밀� 문을 열고 갑자기 �타났으니 침실 안에 있� 사람들이 분명 적잖이 당황�고 놀랠 거라 미리 짐작�고 있었다.

“저 아이가 범인이야!” 누군가가 증�에 섞인 말투로 토르를 가리키며 외쳤다. “저자가 감히 폐�를 독살�려 했어!”

사방에서 병사들이 토르를 향해 다가왔다. 토르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막막했다. 한편으로는 다시 돌아가 도망�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, 그렇게 �면 분노에 사로잡힌 군중들을 마주해야 했다. 토르는 왕에게 해명을 해야 했다. 병사들이 재빨리 손을 뻗어 토르를 붙잡으러 일제히 달려들었다. 크론이 토르� 곁을 지키며 병사들이 다가�지 못�게 으르렁거렸다.

그 자리에 서 있� 토르는 순간적으로 몸 속� 에너지가 발�돼 �몸에 기운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. 토르는 본� 아니게 한 손을 �려 자신� 에너지를 병사들에게 보냈다.

그러자 마�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서 멈춰 움직이지 못�는 병사들� 모습에 토르는 놀라지 않을 � 없었다. 정체 불명� 에너지가 병사들이 토르에게 달려들 � 없도록 막아주고 있었다.

“감히 네가 어찌 이곳에 �타� 마법을 부리는 것이냐!” 총 사령 고문관인 브롬이 검을 뽑아 들며 고함쳤다. “폐�를 음해�려� 시도가 한번으론 부족했단 말이냐?”

총 사령 고문관이 검을 들고 토르에게 다가가자 토르는 전에 없� 강력한 기운을 느꼈다. 토르는 눈을 감고 집중했다. 총 사령 고문관이 지닌 검� 기운을 느낄 � 있었다. 검� 모양과 금속재질을 느끼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검과 ��가 됨을 느꼈다. 토르는 마음속으로 검이 멈추길 염원했다.

총 사령 고문관은 놀란 눈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멈췄다.

“아르곤!” 총 사령관은 소리쳤다. “이 마법을 멈춰주시�! 이 소년을 멈춰주시�!”

아르곤은 앞으로 �서 천천히 그� 망토를 눌러 썼다. 그는 강렬�게 타�르는 눈빛으로 토르를 주시했다.

“저 아이를 막을 이유가 없소,” 아르곤이 대답했다. “저 아이는 누굴 헤�러 이곳에 � 것이 아니�.”

“제 정신이�? 저 아이는 폐�를 죽일 뻔 했소!”

“그건 당신 생각이�,” 아르곤이 대답했다. “내가 보는 건 다르�.”

“그를 내버려 두어라,” 어디선가 엄중�고 깊은 목소리가 울렸다.

맥길 왕이 몸을 일으키자 모두가 시선을 왕에게 돌렸다. 왕은 기력이 많이 쇠해 보�다. 목소리를 내는 것 조차 �에 겨웠다.

“저 아이를 보고 싶구�. 저 아이는 �를 찌르지 않�다. 난 그자� 얼굴을 봤어, 저 아이가 아니야. 토르는 결백�다.”

서서히 사람들� 경계가 풀어지기 시작했고 토르 �한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병사들을 자유롭게 풀어줬다. 병사들은 마� 토르가 다른 세계에서 � 존재인 듯 토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. 그리고는 천천히 그들� 검을 칼집에 다시 집어 넣었다.

“아이를 보고 싶다,” 맥길 왕이 명령을 내렸다. “단 �이 보겠다. 모두 물러�거라.”

“폐�,” 총 사령관 브롬이 입을 열었다. “정말 그�도 안전�겠습니까? 저 아이와 단�이요?”

“토르를 내버려두거라,” 왕이 다시 한번 명령했다. “이제 모두 물러가거라. 전부 다. 내 가족들도 모두.”

어떻게 해야 할지 서로가 서로� 눈�를 보느라 방안에는 깊은 적막이 �렀다. 토르는 이 모든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고 그�서인지 마� 뿌리를 내린 �무�럼 굳어있었다.

가족들을 포함해 차례대로 한 사람씩 방에서 물러났다. 크론 �한 리스 왕자와 함� 방을 �갔다. �많은 사람들로 가득했� 왕� 침실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.

방문이 닫히고 토르와 맥길 왕만이 적막 속에 남겨졌다. 토르는 믿을 �가 없었다. 창백한 안색� 맥길 왕이 고통을 인내�며 침상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말로 �언할 � 없는 아픔이 느껴졌다. 왜 그런지 알 �는 없었지만 마� 자신� 일부가 저 침상에서 죽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. 그 무엇보다 맥길 왕이 쾌차�길 바랬다.

“이리 �거라, 토르,” 맥길 왕이 쉬어가는 목소리로 속삭이듯 �없이 말했다.

토르는 몸을 숙이고 재빨리 왕� 곁에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. 맥길 왕은 �없이 손목을 내밀었고, 토르는 왕� 손을 잡아 입을 맞췄다.

토르는 고개를 들어 맥길 왕� 입가에 희미�게 번진 미소를 봤다. 순간 토르� 빰에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져 스스로도 깜짝 놀라지 않을 � 없었다.

“폐�,” 토르가 참지 못�고 서두르며 입을 열었다. “제발 저를 믿어주십시�. 저는 폐�를 독살�려 �지 않�습니다. 그저 꿈에서 본 것입니다. 저도 알지 못�는 �이 저를 이끌었습니다. 그저 폐�� 알려드리려 했을 뿐입니다. 제발 부디 저를 믿어주십시�.”

맥길 왕은 손바닥을 들어�렸고 토르는 말을 멈췄다.

“내가 �해했구�,” 왕이 대답했다. “다른 이� 칼에 찔린 뒤 네가 범인이 아�을 깨달�다. 넌 그저 날 구�려 했� 것이었구�. 날 용서해다�. 넌 충심을 다했어. 아마도 궁궐 안� 유일한 충심일 �도 있겠지.”

“제가 틀렸기를 바랬습니다,” 토르가 다시 입을 열었다. “폐��서 안전�시길 바랬습니다. 제 꿈이 단지 ��이기만을 바랬고 폐��서 절대 암살당�시는 일은 없길 바랬습니다. 아마도 제가 틀린 것일 겁니다. 폐��서는 꼭 이겨내실 겁니다.”

맥길 왕은 손을 저었다.

“이제 가야 할 시간이구�,” 왕이 대답했다.

토르는 그런 일이 일어�질 않길 바라며 침을 꿀꺽 삼켰지만 이제 시간이 얼마 없음을 짐작했다.

“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아시는지요, 폐�?” 토르는 꿈을 꿨� 순간부터 참을 � 없이 궁금했� 질문을 내뱉었다. 대체 누가 왕을 없애고 싶어�는지, �는 왜 왕을 제거�려고 �는지 토르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.

맥길 왕은 천장을 바라보고 간신히 눈을 깜빡�다.

“얼굴을 보�다. 아는 얼굴이지.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름이 생각이 안 �는구�.”

왕은 토르에게 고개를 돌렸다.

“이젠 다 소용 없다. 가야 할 시간이구�. 그자� 손에 죽건, �는 다른 누구�건, 결과는 어차피 같단다. 지금 중요한 건,” 왕은 이 말과 함� 손을 뻗어 토르� 팔목을 잡�다. 그 �이 너무 세 토르는 크게 놀랐다. “내가 떠난 뒤에 벌어질 일이란다. 이곳은 왕이 없는 왕국이 될 거야.”

맥길 왕은 토르로서는 이해 할 � 없는 강렬한 눈빛으로 토르를 바라봤다. 토르는 왕이 건네는 말� �미를, �는 요구�는 것을 정확히 이해�지 못했다. 토르는 묻고 싶었지만 맥길 왕이 얼마� �겹게 숨을 고르며 �사를 전달�는지 알고 있기에 질문을 참고 계속 경청했다.

“아르곤이 맞�다,” 맥길 왕은 손목� �을 풀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. “네 운명은 내가 타고난 운명보다 위대해.”

맥길 왕� 말에 토르는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. 토르� 운명? 왕보다 위대한 운명? 맥길 왕이 직접 아르곤과 자신에 대해 상� 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�기 �들었다. 그리고 자신� 운명이 왕보다 위대�다고 말�는 사실 자체가 도대체 무엇을 �미�는 것일까? 죽음� 순간이 다가�자 맥길 왕이 망상에 빠진 것일까?

“난 널 선택했다. 널 내 아들로 삼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어. 이유가 뭔질 알겠느냐?”

그 이유가 절실히 궁금한 토르는 고개를 저었다.

“왜 내가 널 이곳에 남겼는지 모르겠느냐, 너만 홀로, �� 마지막 순간에?”

“폐�, 송구스럽습니다,” 토르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. “헤아리지 못�겠습니다.”

두 눈에 서서히 �이 풀리며 맥길 왕은 흐릿한 미소를 지었다.

“이곳에서 아주 먼 곳에 위대한 곳이 있단다. 와일드 너머에, 용� 터전 너머에. 그곳� 드루이드� 터전이지. 그곳에서 네 모친이 왔단다. 넌 �드시 그곳으로 가 답을 얻어야 한다.”

맥길 왕은 눈을 크게 뜨고 강렬�게 토르를 바라봤다. 토르는 차마 헤아릴 � 없는 눈빛이었다.

“이 왕국은 네 손에 달려있다,” 맥길 왕이 말을 이었다. “넌 남들과 다르단다. 특별해. 네가 누구인지를 이해할 때까지, 이 왕국은 절대 평탄�지 못�겠지.”

눈을 감은 맥길 왕� 숨소리가 더없이 희미했다. 한숨 한숨이 순탄� 않�다. 토르� 손목을 쥔 �이 천천히 �을 잃어갔다. 토르는 눈물을 �렸다. 왕이 건넨 말을 이해�고자 할�록 토르� 마음이 소용돌이쳤다. 집중할 �가 없었다.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게 맞는걸 까?

왕은 무언가 �없이 속삭�다. 그러� 쉽게 들리지 않아 알아들을 �가 없었다. 토르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맥길 왕� 입가에 귀를 기울�다.

맥길 왕은 마지막으로 최후� 기력을 발�해 고개를 들었다.

“내 원�를 갚거라.”

이 말과 함� 맥길 왕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�다. 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잠시 동안 누워 있었고, 이후 눈을 크게 뜬 채 고개를 떨군 뒤 그대로 굳어있었다.

죽음이 드리웠다.

“안돼!” 토르는 통곡했다.

토르� 울부짖는 목소리가 병사들에게까지 들려, 순식간에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방 안으로 달려들어왔다. 그� 주변으로 움직임을 느낄 � 있었다. 어렴풋이 성� 종소리가 끊임없이 계속해서 울리는 걸 들었다. 울려대는 종 소리에 맞춰 관자놀이 부위가 지끈거리며 요동쳤다. 그리고 잠시 뒤 방안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�면서 모든 것이 흐릿해졌다.

토르는 돌 바닥에 쓰러지며 정신을 잃었다.




제6장


격한 돌풍이 개리스 왕자� 얼굴을 강타�자 개리스 왕자는 고개를 들어 눈물을 훔쳤다. 흐릿한 빛과 함� 첫 일출이 시작�고 있었다. 이제 막 날이 밝�다. 그럼에도 불구�고 왕국에서 멀리 떨어진 콜비안 �곡에는 왕� 가족, 친구 그리고 가까운 왕족 �백 명이 장례식에 참석�기 위해 모여있었다. 이들 뒤로는 왕� 장례를 멀리서�마 지켜보려는 �천 �만� 인파들을 병사들이 통제�고 있었다. 군중들� 얼굴에 드리워진 슬픔은 진심이었다. 맥길 왕은 두말 할 �위도 없이 군중� 사랑을 한 몸에 받�었다.

개리스 왕자는 직계 가족과 함� 맥길 왕� 사체 주변으로 �원을 그리며 서 있었다. 맥길 왕� 사체는 땅속으로 이동시킬 � 있도록 밧줄로 묶어 지탱해놓은 판자 위에 놓여있었고 그 밑으로는 크고 깊게 판 무덤 자리가 있었다. 장례식에만 갖춰 입는 짙은 다홍빛 망토를 걸친 아르곤이 사람들 앞에 �섰다. 망토를 눌러써 얼굴이 가리워진 아르곤은 �사할 � 없는 표정으로 왕을 내려다봤다. 개리스 왕자는 아르곤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확인�기 위해 맹목적으로 그� 표정을 읽어보려 애썼다. 아르곤은 개리스 왕자가 맥길 왕을 살해한 걸 알고 있는 것일까? 만약 그렇다면, 모두에게 이를 알릴 것인가, �는 운명� 흐름을 그저 지켜볼 것인가?

개리스 왕자에겐 불행�게도, 눈에 가시 같은 토르� 결백이 밝�졌다. 토르가 지� 감�에 있는 동안 왕을 암살했다는 건 명백�게 말이 안 �는 일이었다. 더군다� 맥길 왕은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토르� 무죄를 입증해줬다. 이 모든 것이 개리스 왕자에겐 불리�게 작용했다. 이 사건을 진상을 명명백백히 파헤�기 위해 이미 진상 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. 개리스 왕자는 다른 사람들과 함� 이제 곧 땅속에 묻힐 아버지� 사체를 보며 요동�는 심장을 느꼈다. 그도 함� 묻히고 싶은 마음이었다.

범인이 펄스로 좁�지는 건 시간문제�다. 그리고 그렇게 �면 개리스 왕자는 펄스와 함� 끝없는 �락으로 추락�게 될 게 뻔했다. 왕자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게끔 신속�게 조�를 취해야 했다. 개리스 왕자는 �시 주변� 인물들이 자신을 �심�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. 그는 편집증 �자�럼 주변� 시선을 살펴 그 누구도 자신을 주시�지 않음을 확인했다. 왕자� 주변에는 리스 왕자와 고드프리 왕자, 캔드릭 왕자 그리고 그웬돌린 공주와 왕비가 서 있었다. 왕비�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 드리워 있었다. 왕비는 분열증세를 보�다. 실제로 맥길 왕� 사망 이후부터 왕비는 말문이 막�버려 완전히 다른 사람이 �어버렸다. 개리스 왕자가 듣기로는, 왕비가 왕�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함� 마비 증상이 왔다고 했다. 왕비� 한쪽 얼굴은 굳어버렸고 무언가를 말할 때는 말이 느릿느릿했다.

개리스 왕자는 왕비 뒤로 줄지어 선 왕� 자문위원단들� 표정을 주시했다. 앞으로는 총 사령 고문관인 브롬과 왕� 부대 총 책임자인 콜크 사령관이 서 있었고 그 뒤로는 �도 없이 많은 고문들이 �어서 있었다. 모두가 ��같이 슬픈 표정을 자아내고 있었다. 그러� 개리스 왕자는 이들� 이면을 누구보다 � 파악했다. 자문단과 고문들, 그리고 사령관들과 모든 귀족 및 �주들 모두가 왕� 죽음을 아랑곳�지 않는 다는 걸 알고 있었다. 개리스 왕자는 이들� 얼굴에서 야심을 포착했다. 권력을 향한 탐욕. 모두가 왕� 사체를 바라보며 다음 왕좌에 앉게 될 인물이 누가 �야 할지를 계산�는 듯 했다.

그것이야 말로 개리스 왕자가 궁금한 것이었다. 이렇게 �란을 이룬 암살� 여파는 무엇일까? 만약 이번 일이 깔끔�게 � 마무리�어 다른 누군가에게 죄를 덮어씌운다면, 개리스 왕자� 계획은 완벽�게 마무리�어 왕좌에 앉을 � 있게 된다. 어찌됐든 그는 적자에 장자�다. 맥길 왕이 그웬돌린 공주에게 승계를 �겠다고 선언�긴 했으�, 당시 �제들 외에는 아무도 그 자리에 함��지 않�을 뿐만 아니라 왕은 이를 공식적으로 표명�지 않�다. 개리스 왕자는 자문위원단들을 누구보다 � 알고 있었다. 그들에겐 법이라는 정당성이 무엇보다 중요했다. 공식 표명 없이 그웬돌린 공주가 왕좌에 �를 �는 없는 일이었다.

그렇다면 왕좌� 기회는 다시 개리스 왕자에게 돌아�게 된다.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개리스 왕자가 왕위를 계승�겠다 �락만 한다면 그가 바로 왕이 �는 것이다. 그게 바로 법이었다.

그� �제들은 분명 그에게 맞설 것이다. 다른 왕자들은 맥길 왕과� 회담을 기억�며 그웬돌린 공주가 왕위를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. 캔드릭 왕자가 왕권을 욕심 낼 일은 만무했다. 그러기엔 그� 심성이 너무 착했다. 고드프리 왕자는 왕권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. 리스 왕자는 아직 어렸다. 개리스 왕자를 위�할 유일한 인물은 바로 그웬돌린 공주�다. 그럼에도 개리스 왕자는 낙관적이었다. 자문단이 십대 계집아이를 링 대륙을 통�할 왕으로 모실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. �한 왕� 공식 표명이 없었기 때문에 자문단은 이를 핑계로 공주에게 왕위를 허락�지 않아도 될 완벽한 이유가 있었다.

개리스 왕자� 심중 속에 있는 진정한 위�은 바로 캔드릭 왕자�다. 어찌됐든, 개리스 왕자 자신은 모두에게 미움을 사고 있는 �면, 캔드릭 왕자는 자문단과 기사들 모두에게 신임을 얻고 있었다. 이런 상황 속에서는 자문단이 얼마든지 왕권을 캔드릭 왕자에게 �길 확률이 컸다. 개리스 왕자가 왕위에 빨리 �를�록, 왕권을 이용해 좀더 빨리 캔드릭 왕자를 견제할 � 있었다.

개리스 왕자� 손에 무언가가 당겨지는 느낌이 들어 아�를 보니 쥐고 있� 밧줄이 움직이며 왕자� 손바닥을 쓸고 있었다. 맥길 왕� 관을 내리기 시작했다. 주위를 �러보니 개리스 왕자와 함� 각자 밧줄을 쥐고 있� 왕자들이 서서히 줄을 풀어 관을 내리고 있었다. 개리스 왕자 쪽으로 관이 기울어졌다. 개리스 왕자가 미� 줄을 제대로 풀지 못한 것이었다. 개리스 왕자는 다른 손을 뻗어 줄을 풀며 �평을 맞췄다. 아이러니�지 않을 � 없었다. 고인� 마지막 길 앞에서도 그는 아버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.

저 멀리 궁에서 종소리가 울려�자 아르곤이 앞으로 �와 손바닥을 높이 들었다.

“잇소 �미너스 도미 코 레세피아…”

�천 년 전 개리스 왕자� 조상이었� 고대 링 대륙� 왕족이 사용�� 왕족� 언어, 자취를 감� 링 대륙� 언어�다. 개리스 왕자� 개인 교사는 개리스 왕자가 어렸을 때 이 언어를 지도했다. 그리고 이 언어야말로 왕권 승계를 위해 �드시 알아둬야 �는 언어�다.

아르곤이 갑자기 멈춰 고개를 들고 개리스 왕자를 정면으로 주시했다. 아르곤� �투명한 눈동자가 마� 개리스 왕자를 태우는 것 같은 느낌에 왕자는 등줄기에 한기를 느꼈다. 왕국 전체가 모두 자신을 주시�는 것만 같아 왕자� 얼굴이 달아�랐다. 그리고 아르곤� 저 행동이 무엇을 �미�는지 누가 눈�챌까 두려웠다. 아르곤� 시선에서 자신이 암살에 연루됨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풍겨 �왔다. 그러� 여전히 아르곤은 인간� 운명이란 우여곡절에 관여�길 거부�는 종잡을 � 없는 인물이었다. 아르곤은 과연 그렇게 침묵을 지킬 것인가?

“맥길 왕은 훌륭�고 정당한 왕이었소,” 이 세상에 존재�지 않는 듯한 깊은 목소리로 아르곤은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. “맥길 왕은 왕으로서 선대 왕들� 자부심과 존경심을 발�했고, 그 동안 누려보지 못했� 풍요와 평화를 왕국에 선물했소. 신� 뜻에 따라 왕은 조기에 생을 마쳤소. 그럼에도 그는 풍부�고 깊은 유산을 남겼소. 이제는 우리가 그 전통을 이을 차례요.”

아르곤은 잠시 침묵했다.

“링 대륙� 서부 왕국은 �랜 세월 이곳을 탐해� 불길한 적들로부터 사방이 �러 쌓여 있소. 그리고 캐니언 �곡 너머에 자리잡은 에너지 장벽만이 이곳을 보�해주는 유일한 장�요. 그 너머에는 이 왕국을 붕괴�려는 미개한 생명체들이 숨쉬고 있소. 링 대륙 내에서도 �이랜드� �대편에는 우리를 위��는 가문이 존재��. 우리는 �재 타� 추종을 불허�는 번�과 평화 속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�고 우리� 안전은 순간일 뿐이�. “

“왜 신은 우리에게서 가장 선�고 �명�고 공정했� 왕을 데려간 것인가? 왜 그� 운명은 이러한 암살로 마감�게 됐는가? 인간은 모두 운명� 손에 좌우�는 꼭두각시일 뿐이�. 이렇게 모든 이들 위에서 군림�� 왕도 땅 속에 잠들게 됐소. 우리가 고심해야 할 문제는 바로 우리가 무엇을 위해 고군분투�느냐가 아닌, 무엇이 �기 위해 노력�는가요.”

아르곤은 고개를 숙�다. 밧줄을 풀어 관을 내리는 개리스 왕자� 손바닥이 타 들어가는 것 같�다. 마침내 관은 쿵 �는 묵직한 소리와 함� 바닥에 닿�다.

“안돼!” 비통한 외침이 들렸다.

그웬돌린 공주�다. 넋이 �간 공주는 깊게 판 구덩이 속으로 빠지겠다는 듯 달려들었다. 리스 왕자가 달려 �와 뒤에서 공주를 붙잡�다. 캔드릭 왕자도 �서 공주를 진정시켰다.

그러� 개리스 왕자는 공주� 슬픔에 공감�지 못했다. �히려 공주� 행동이 위�적으로 느껴졌다. 만약 공주가 아버지와 함� 묻히길 희망한다면 선뜻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.

그랬다, 정말 그렇게라도 �고 싶었다.

*

토르는 관에서 한 �짝 떨어진 곳에서 맥길 왕� 사체가 땅속으로 묻히는 걸 지켜봤다. 주변� 경관이 가히 압도적이었다. 왕은 자신이 묻힐 장소로 매우 장엄한 곳을 선택했다. 왕국� 가장 높은 절벽 가장자리에 자리잡은 이곳은 장엄한 높이를 자랑�듯 마� 구름과 맞닿아 있는 것 같�다. 첫 태양이 �� 높이 솟아 �르자 구름 빛이 주황, 초록, 노랑, 분홍빛으로 물들었다. 그럼에도 마� 왕국 전체가 통한에 빠진 듯 안개가 자욱한 날이었다. 토르 �에는 크론이 훌쩍이고 있었다.

새 울음소리가 들려 ��을 보니 에스토펠레스가 원을 그리듯 ��을 날며 지켜보고 있었다. 토르는 여전히 멍한 상태�다. 지난 며칠간 일어난 일을 실감할 �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 왕� 가족과 함� 이곳에 서서 자신이 그토록 충성�고 사랑했� 왕이 차가운 땅속으로 묻히는 광경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�가 없었다. 있을 � 없는 일이었다. 토르는 이제서야 진심으로 자신을 자식�럼 대해준 누군가를 만났는데 이제 그 아버지 같은 존재가 사라져버렸다. 그 무엇보다 왕이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�다.

넌 남들과 다르단다. 특별해. 네가 누구인지를 이해할 때까지, 이 왕국은 절대 평탄�지 못�겠지.

폐��서 무슨 말씀을 �신 걸까? �는 정말 무구인가? 내가 어떻게 특별�단 말인가? 폐��서 그걸 어떻게 알고 계시단 말인가? �� 운명이 이 왕국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? 폐��서 정신을 잃고 허언을 �신 것일까?

이곳에서 아주 먼 곳에 위대한 곳이 있단다. 와일드 너머에, 용� 터전 너머에. 그곳� 드루이드� 터전이지. 그곳에서 네 모친이 왔단다. 넌 �드시 그곳으로 가 답을 얻어야 한다.

폐��서 어떻게 내 모친을 알고 계실까? 내 모친이 어디에 있는지 폐��선 어떻게 아시는 걸까? 그리고 내 모친은 어떤 답을 가지고 계시단 말인가? 토르는 항상 자신을 �아준 어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가 살아있는다는 말에 충격을 금할 � 없었다.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단�했다. 모친을 찾으러 �서겠다고 결정했다. 답을 얻기 위해,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기 위해, 그리고 왜 자신이 특별한지를 알아내기 위해서�다.

종 소리가 들리자 맥길 왕� 관이 서서히 땅 속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. 토르는 운명이라는 게 어디까지 잔인�게 얽히고 설킬 � 있는지 궁금했다. �한 왜 자신이 아무것도 할 � 없음에도 불구�고 왕� 죽음을 �언했는지, 왜 미�를 보는 건지 알고 싶었다. 한편으로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길 바랬다. 무슨 일이 일어�는지 차라리 모르길 바랬다. 어느 날 아침 일어� 왕� 승�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사람들�럼 무고한 제 3자가 �길 바랬다. 좀 더 많은 시도를 해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.

앞으로 왕국이 어떻게 될지 알 � 없었다. 왕이 부재한 왕국이었다. 누가 왕위를 승계할 것인가? 모두가 짐작�듯, 개리스 왕자가 왕이 될 것인가? 이 보다 끔찍한 일은 없었다.

토르는 장례에 참석한 사람들� 얼굴을 살펴다, 링 대륙 곳곳에서 �라� 귀족들과 �주들� 굳은 표정이 시야에 들어왔다. 토르는 저들이, 끊임 없이 사건이 일어�는 왕국 내에서 세력을 쟁취�고 � 그 �을 계속 유지�고 있는 인물들이라는 사실을 리스 왕자로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. 누가 암살자인지 알 길이 없었다. 저 표정으로 보아 마� 모두가 범인인 듯 했다. 저 사람들 모두 권력을 위해 분투�고 있었다. 왕국은 분열될 것인가? 저들은 서로를 경계�고 �을 겨룰 것인가? 내 운명은 무엇일까? 왕� 부대는 어떻게 �는 것일까? 왕� 부대가 폐지될까? 병사들은 해체될까? 개리스 왕자가 왕이 된다면 실버들은 �란을 일으킬까?

한편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지금, 다른 사람들이 진정 내 결백을 믿어 줄까? 다시 고향으로 추방당할까? 그렇게 �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. 토르는 지금에 만족했다. 무엇보다 이 곳, 왕� 부대에 머무르고 싶었다. 모든 것이 변�지 않고 그대로 이길 바랬다.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왕국은 무엇보다 단단�고 �원할 것만 같�다. 맥길 왕� 통� �한 �원할 것 같�다. 만약 매우 안전�고 견고한 무언가가 이렇게 갑자기 산산조각 �버릴 � 있다면, 그럼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희망이 있단 말인가? 더 이상 토르에겐 그 무엇도 �원�게 느껴지지 않�다.

그웬돌린 공주가 땅속에 묻힌 폐�에게 뛰어드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졌다. 리스 왕자가 공주를 붙잡자, 시중들이 깊이 파인 땅에 다시 흙을 채우기 시작했다. 아르곤은 여전히 장례 절차를 �르고 있었다. �� 위로 구름이 �러가며 잠시 첫 태양을 가리웠다. 토르는 따뜻한 여름 날 갑작스럽게 차가운 바람이 스쳐감을 느꼈다.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려 아�를 보니 크론이 토르� 발 밑에서 토르를 �려다보고 있었다.

토르는 이제 더 이상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� 없었다. 그러� 한가지는 확실했다. 그웬 공주와 이야기를 �눠야 했다. 폐�� 죽음으로 자신이 얼마� 마음이 아픈지 공주에게 위로� 마음을 전해야 했다. 그녀 �에 자신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. 공주가 다시는 토르를 보지 않는다고 �더라도, �드시 자신이 �해를 받고 있다는 걸, 사창가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알려�야 했다. 기회를 얻고 싶었다. 그웬 공주가 평생 자신을 내�기 전에 �해를 풀 딱 한번� 기회면 족했다.

마지막 흙을 덮고 �니 종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.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알아서 배열을 바꿨다. 끝이 없이 긴 줄이 �어서기 시작했다. 모두가 한 송이� 흑장미를 손에 들고 절벽 너머까지 줄을 지어 순서대로 방금 흙을 덮은 왕� 무덤을 지났다. 토르 �한 앞으로 �와 무릎을 꿇고 이미 높이 쌓여있는 장미 더미에 장미 한 송이를 �리며 �를 갖췄다. 크론이 울어댔다.

군중이 흩어지기 시작�자, 사람들이 사방으로 분산됐다. 때마침 토르는 리스� 손을 뿌리�고 저 멀리 어�가로 정신 없이 뛰쳐�가는 그웬 공주를 발견했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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